숙명라이프아카데미 인문학콘서트 <슈베르트와 나무> 특강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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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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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30일 우리대학 백주년기념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기초교양대학이 주관하고 동원육영재단이 후원하는 제2기 숙명라이프아카데미 2차 오픈특강이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인문학콘서트 형식으로 <슈베르트와 나무>의 저자인 나무칼럼니스트 고규홍 작가와 김예지 피아니스트가 참여했다.

 

첫 번째 강연을 맡은 고규홍 작가는 오랜 시간 나무를 연구하고 관찰하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우연히 천리포 수목원에서 머무르게 된 계기로 나무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람은 떠나도 나무는 남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나무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몇 백 년이 된 고목은 식물학적 의미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얽혀있는 역사적 의미까지 배울 수 있어서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조화를 이루는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 작가는 나무를 어떻게 봐야 제대로 보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던 중 <꽃을 보다>라는 조선시대 박준원 시인의 한시를 통해 깨달은 점을 설명했다. 그는 시의 한 구절인 세상 사람들은 모양과 빛깔로만 꽃을 보지만 나는 오로지 생명의 기운으로 꽃을 바라본다를 통해 지금까지 눈으로만 봐왔던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생명의 기운으로 나무를 봐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봐온 나무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눈을 가리고 나무를 느껴도 새로움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기에, 시각을 활용하지 않는 사람의 감각을 배우고자 시각장애인을 찾아가 그가 어떻게 나무를 느끼는가를 살펴보기로 했고, 그것이 김예지 피아니스트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30분간 김예지 피아니스트의 연주회가 진행됐다. 우리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한 김예지 피아니스트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으며 최근에는 ‘2019 올해의 장애인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날 김예지 피아니스트는 서정적인 선율의 슈베르트 즉흥곡 D.935D.899에서 각각 3, 4번째 곡으로 총 4곡을 연주했다. 특히 3번째로 연주했던 변주곡은 1년 동안 나무를 관찰하면서 본 사계절 동안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과 닮았다고 연주에 대한 해설을 덧붙였다. 또한 나무가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는 점이 우리의 인생과 일맥상통한다고 느꼈고,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주회가 끝난 후 김예지 피아니스트와 고규홍 작가가 함께하는 토크쇼가 진행됐다. 김예지 피아니스트는 나무를 장애물이라고만 생각했던 편견을 깨고, 나무가 가진 다양한 모습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고규홍 작가는 목련꽃 봉오리와 열매를 만진 후 생명이 시작할 땐 틈이 있고 말랑하지만, 딱딱하게 삶을 마무리한다라는 생명의 원리를 철학적으로 사유한 김예지 피아니스트를 보고 놀라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김예지 피아니스트는 만져보고, 듣고, 느껴보고, 연관해서 상상하는 것이 자신의 삶의 방식, 일상이라고 전했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나무를 만지고, 듣고, 냄새 맡는 과정 외에 상상하고 추측하며 연관성을 찾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 새로운 것들을 만지는 순간에는 겁도 났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프로젝트 참여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전시 작품을 훼손하지 말라는 의미로 눈으로만 관람해주세요라는 관람 에티켓 문구를 쓰면서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을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감을 느낀 경험을 언급하면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더불어 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를 질문했다. 김예지 피아니스트는 그때 느꼈던 좌절감은 긍정적인 좌절감인 것 같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데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하며 장애인들과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와 프로그램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남예원(법학부17), 18기 안수민(중어중문학부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