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음악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음악 동아리 좌담회(Feat. 데스티니, BSL, 코드블루, 설현애, 숙명합창단)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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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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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음악동아리는 넘치는 흥과 그들만의 감성이 담긴 음악으로 숙명인들에게 힘과 위로를 전한다. 또한 그 자체로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넣는 존재다. 숙명을 대표하는 각양각색 음악동아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숙명통신원은 2학기 개강을 맞아 데스티니(중앙 락밴드 동아리), 설현애(중앙 클래식기타 동아리), 숙명합창단(합창동아리), 코드블루(중앙 통기타/어쿠스틱 공연 동아리), BSL(중앙 힙합 R&B 동아리)의 대표들이 함께 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자리에서 각 동아리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과 여러 가지 편견 혹은 고충들, 그리고 목표 등을 털어놓았다. 그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지난 8월 말 교내 프라임관 강의실에 교내 음악동아리 임원들이 모여 좌담회를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숙명합창단, 코드블루, BSL, 데스티니, 설현애 임원진들.

 

1. 각 음악동아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설현애: 안녕하세요, 숙명여대 중앙 클래식기타 동아리 회장 임서연(미디어학부17), 그리고 연구부장 진성희(생명시스템학부15)입니다.

 

데스티니: 숙명여대 유일무이한 중앙 락밴드 동아리 데스티니 15기 기타파트 이수빈(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18), 그리고 15기 부회장이자 기타파트 조예진(미디어학부18)입니다!

 

BSL: 저희는 중앙 힙합 R&B 동아리 Black Soul Ladies(BSL)이구요, 부회장이자 보컬을 담당하는 임현경(소비자경제학과16)과 랩을 담당하는 회장 이해니(미디어학부18)입니다.

 

코드블루: 저는 중앙 통기타 어쿠스틱 공연동아리 코드블루 회장 윤혜준(사회심리학과18)입니다.

 

숙명합창단: 숙명합창단에서 소프라노 파트를 맡은 부단장 이수지(영어영문학부18), 단장 신주호(법학부18)입니다!

 

2. 모두들 학기 앞두고 귀한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숙명통신원은 이번 좌담회를 앞두고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각 음악동아리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나 편견, 궁금한 점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여기서 몇 가지를 선정해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기타동아리인 코드블루와 설현애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코드블루: 가장 큰 차이점은 악기 자체가 다르다. 저희는 통기타를, 설현애는 클래식 기타를 사용하거든요.

 

설현애: 두 악기의 차이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생김새와 연주 방식 자체가 자세히 뜯어보면 서로 다른 점이 많아요. 클래식 기타는 그 자체로 멜로디를 만들어 하나의 곡을 연주하기 때문에 합주 공연을 하면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아요. 노래를 직접 다루지는 않죠.

 

코드블루: 반면 통기타는 노래의 반주로 주로 활용되죠. 실제 저희 활동도 길거리 버스킹을 하면서 정기공연을 진행하는 등 공연 쪽으로 더 초점을 두고 있어요.

 

두 번째 질문) “데스티니는 락밴드라서 뭔가 걸크러쉬한 느낌이 날 것 같다, 밴드 동아리라 활동비가 매우 비쌀 것 같다”(일동 웃음)

 

데스티니: 락밴드라고 하면 굉장히 거칠 것 같다고 하는데요, 저희는 밴드 세션들이 일반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을 전부 다룹니다. 거친 음악도 하지만 부드러운 감성의 인디밴드와 팝송도 연주해요. 활동비가 많이 들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저희는 악기를 배우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비용만 들어가고 오히려 동아리 지원금을 받거든요. 그리고 저희가 합주실을 따로 대여할 필요 없이 동방에서 연습할 수 있어서 대여비도 아낄 수 있답니다.

 

세 번째 질문) “설현애는 기타 동아리라서 부드럽고 잔잔한 연주만 할 것 같다

 

설현애: 클래식기타는 다른 기타와는 다르게 나일론 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 부드럽게 튕겨지고 그만큼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건 맞아요. 물론 잔잔한 곡들도 많이 연주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빠른 템포의 곡이나 웅장한 곡들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장르도 다양하고요. 예를 들어 정기 공연에서 영화 알라딘OST도 선보입니다. 솔로를 비롯해 트리오, 콰르텟과 같은 중주, 혹은 여러 인원이 파트를 나눠 연주하는 합주에 따라 클래식기타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은 정말 무궁무진해요.

 

네 번째 질문) “BSL은 힙합 R&B 동아리라서 독특하고 남다른 인물들이 넘친다

 

BSL: 사실 저희도 그동안 많이 들어왔던 편견이라 놀랍진 않아요(웃음). 하지만 막상 저희만 봐도 엄청 남달라 보이진 않지요?(일동 웃음) 아마 사람들이 저희가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방송에서 비춰지는 래퍼들의 모습이나, R&B 하면 떠오르는 ‘soulful’한 모습 때문일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동아리에는 생각보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친구들이 많답니다. 저희를 무섭다고 여기지 마시고 힙합, R&B 장르에 대해서도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검은색 옷을 많이 입고, 힙합 쪽이 취향인 경우도 많아서 외적으로 특이한 사람들처럼 보일 수 있는데 사실 무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일동 웃음)

 

다섯 번째 질문) “숙명합창단은 노래를 잘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숙명합창단: 사실 저도 노래를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저희는 악보를 보고 연습하기 때문에 악보만 잘 읽으실 수 있다면 합창단에서 충분히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는 선발할 때 파트 오디션만 진행하기 때문에 실력과는 무관하게 파트에 음정을 맞춰서 부를 수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또 하나 합창단 특성상 단체로 활동하기 때문에 연습에 빠지지 않고 성실히 참여하는 열정도 필요하죠.

 

추가 질문) “그래도 합창단 부원이면 기본적으로 실력이 뛰어나지 않나요?”

 

숙명합창단: 확실히 노래방 가는 걸 즐기죠.(일동 웃음) 노래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흥이 많아요. 합창단에 들어와서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실력도 점점 향상되는 것도 감안해야죠.

 


중앙 힙합/R&B 동아리 'BSL'의 공연사진

 

3. BSL과 숙명합창단은 노래를 부르는 동아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장르는 완전히 다른데요. 서로에 대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가 있을까요?

 

BSL: 사실 저희는 동아리원들이 대체적으로 검정색 옷을 좋아하거든요. 어느 정도였냐면 전에 공연할 때 따로 맞춰 입은 게 아니었는데도 와보니 올블랙이더라고요.(일동 웃음) 그런데 합창단 친구들은 항상 단정하게 하얀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슬랙스를 입는 것 같아요. 또 저희는 악보를 참고하긴 해도 막상 노래할 때는 기교를 넣는 등 본인의 개성이 중요한 반면에 합창단은 화음이 맞는 정확한음악을 추구하고 개인이 튀지 않아야 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숙명합창단: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희 합창단에서는 악보 그대로 정직하게 노래 부릅니다. 그리고 저희도 BSL을 볼 때 화려한 옷을 주로 입는 것처럼 보이긴 해요. 하지만 공식적으로 활동할 때 격식을 차려서 그렇지, 평소엔 저도 위아래 검은색 옷 즐겨 입거든요.(일동 웃음) 그래도 우선 BSL 하면 힙하고 멋있고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떠오르죠.

 

4. 각 동아리에서 다루는 음악 위주로 숙명인에게 추천하는 음악 혹은 노래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설현애: 클래식 기타를 잘 모르는 분이 많아서 고민 끝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 ‘Danza Paraguaya No. 1(A. Barrios)’를 골랐습니다. 솔로 연주 뿐만 아니라 듀오, 트리오 등 중주로도 연주할 수 있답니다. 또 다른 곡으로는 study in E minor(Francisco Tarrega)’‘Spanish Romance’를 추전해요. 연주하기도 쉽고 Spanish Romance는 유명한 곡이라 처음에 배우기 재밌을 것 같아요. 유튜브에 검색해서 꼭 한 번 들어보시기 바라요.

 

코드블루: 저희 통기타 동아리는 보컬이 모두 여성이다 보니 여성 인디 가수 노래를 많이 다루어요. 그 중에 추천해드리고 싶은 곡은 심규선의 달과 6펜스, 그리고 강아솔의 입니다. 잔잔해서 심신의 안정에 좋은 곡이에요.

 

데스티니: 저희는 Greenday‘Holiday’ 노래를 추천해드리고 싶은데요, 이 노래를 올해 축제 때 연주했어요. 작년에 선배들도 했었고, 후배들도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저희는 동아리 초보자들이 기초를 다지는 곡인 Radiohead‘Creep’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설현애: 저희 동방 앞에 데스티니 동방이 있어서 ‘Holiday’ 노래가 맨날 들리거든요? 그런데 정말 잘하시더라고요.(웃음) 노래가 많이 들려서 저는 이 노래 다 외웠어요.

 

데스티니: 그랬나요? 언제 한번 저희 동방 놀러 오세요!(웃음)

 

BSL: 저희 BSL에서는 힙합과 R&B 장르 하나씩 노래를 골랐습니다. 하나는 축제 때 준비했던 곡 Ella Mai‘Sauce’인데요, 가사가 특히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사 내용과 알맞게 우리대학에도 멋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미지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힙합 장르 추천곡은 축제 때 부른 ‘Wow’라는 곡의 가수, Post Malone‘Goodbyes’입니다.

 

숙명합창단: 이번 정기공연 때 부른 영화 맘마미아메들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유튜브에 있는데 조회수도 정말 많았습니다. 각 나라 민요도 많이 부르는데요, 그 중에 ‘Kalinka’가 있습니다. 유튜브 숙명합창단채널이 있으니 구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중앙 락밴드 동아리 '데스티니'의 공연 모습

 

5. 무대 오르기 전 각 동아리별 하는 마음가짐, 구호 같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BSL: 무대 올라가기 전 외치는 구호는 없고, 외치는 당사자가 제일 민망할 만해서 건배사로만 쓰는 게 있어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하나, , . “Do you know who we are? BSL yeah!”(모두 박수) 저희 동아리를 소개하거나 건배사로만 씁니다.

 

숙명합창단: 저희는 악보를 보지 않고 긴 곡을 연습하다 보니까 실제 무대에서 가사 실수를 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가사를 틀리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요. 심지어 작년에 한 공연에서는 부원들이 10초 정도 다 같이 한 구절을 통으로 까먹은 적 있었어요. 대형사고였죠. 관객도 부원들도 다들 당황한 눈빛이었어요.(웃음) 그래서 가사를 까먹지 말자고 매번 말합니다.

 

설현애: 저희는 실수할 때 실수한 본인이 찔려서 웃거든요. 그런데 티만 안 내면 실수를 알아채는 관객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실수를 하더라도 당당하게 원래 그런 것처럼 하라고 합니다.(웃음)

 

데스티니: 저희는 공연할 때 다른 팀 공연 끝날 때까지 밑에서 지켜보다 다음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서 구호를 크게 외치고 들어가지는 않아요. ‘우리가 연습한 걸 최대한 다 보여주고 오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올라가는 것 같아요.

 


중앙 클래식기타 동아리 '설현애'의 공연사진

 

6. 우리대학 음악 동아리가 다른 대학 음악동아리와는 차별화된 특별한 점이 있나요?

 

설현애: 학생들이 정말 열정이 많아요. 동아리 활동에 애정을 갖고 좋은 결과를 위해 방학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BSL: 보통 여대는 힙합 동아리가 활성화된 학교가 많지 않아요. 그렇다보니 다른 대학교와 연합을 많이 하게 돼요. 그러면서 느낀 점은 보통 다른 대학은 힙합 동아리를 뽑을 때 대규모로 뽑더라구요. 반면 저희 학교 동아리는 딱 힙합 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아까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열정이 많고, 굉장히 애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공연을 하는데 있어 준비도 수월하고, 만족감도 높아요. 또 힙합에 보컬이 있는 학교가 많지 않은데 우리학교는 보컬과 랩이 같이 있어요. 이게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데스티니: 우선 다른 대학 밴드 동아리는 대부분 악기 실력자를 뽑는데, 저희 동아리는 악기를 한 번도 다뤄보지 않은 사람, 초보자들 위주로 뽑아요. 초보자들 위주로 뽑는 만큼 저희는 프로밴드와 연계하여 레슨을 받고 있는데요, 악기세션은 1, 보컬은 3개월의 기간 동안 레슨을 받게 됩니다. 프로 밴드 분들께 레슨을 받는 것 자체로 흔치 않은 경험이고, 이를 통해 초보자도 공연할 만한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것이 타 대학 음악 동아리와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숙명합창단: 다른 대학은 혼성이나 남성 합창단이 있는데 우리는 여성 합창단이라서 목소리가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은 퀄리티를 항상 뽑아내고 있어요. 특히 보통 남성들이 맞는 낮은 음역대까지 여성들이 하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코드블루: 우리대학은 음악 동아리 장르가 다양한 게 특별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여러 가지 장르 중 하나를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또 버스킹도 많이 한다는 점이 타대학 동아리에 비해 특별한 점이에요.

 


중앙 합창동아리 '숙명합창단' 공연사진

 

7. 연습할 때 애용하는 장소가 있나요? 우리 학교 연습실이 부족할 때 각 음악 동아리에서 이 문제를 타개하는 꿀팁이 있는지.

 

BSL: 악기가 없다 보니 그렇게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아요. 다만 노래를 틀고, 부르다 보면 소음이 생기기 때문에 보통은 학생회관 연습실을 사용하려고 해요. 부득이 사용하지 못할 때는 방음문이 설치된 강의실을 찾아서 예약하는 편이에요. 한 공간에서 연습하면 소리가 뭉치기 때문에 공간을 하나 빌리고, 주변이 비면 거기서 하는 경우도 많아요.

 

설현애: 동방이 그렇게 넓지 않고, 기타 자재들이 많아서 학기 중 레슨 때는 한 타임에 최대 6명만 동방에서 연습해요. 저희가 방학 때마다 정기공연을 하는데, 그 때는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합주가 있다 보니 다른 강의실을 빌려야 해요. 때론 아침 일찍 모여 학생회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강의실에서 하기도 해요. 리허설 및 연주회를 할 땐 진리관 지하 모의법정 강의실이나 순헌관 5층 중강당, 과학관 6층 계단 강의실 등 무대와 객석이 잘 마련된 곳에서 진행해요.

 

데스티니: 밴드 동아리기에 연습을 위해서는 드럼도 필요하고, 각종 앰프와의 연결이 필수적이에요. 아무래도 이동이 쉽지 않은 무거운 장비들이라 대부분 연습은 장비가 다 갖춰져 있는 동방에서 해요. 기타나 베이스의 경우 앰프를 연결하지 않으면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아서 동방에 자리가 없을 때는 나와서 연습하기도 해요.

 

코드블루: 다른 곳은 강의를 하니까 소음이 일어날 수 있어서 학생회관을 많이 벗어나지 않아요. 근데 공연이 가까워지면 연습하는 학생들로 동방이 꽉 차서 발 디딜 틈도 없을 때가 있거든요. 기타는 들고서 비어 있는 곳이나 밖에 나가서 연습하기도 하는데 피아노는 옮길 수가 없으니까 피아노가 있는 6층 섬김홀에 가서 많이 연주해요.

 

숙명합창단: 숙명합창단은 서른 명 정도 수용 가능하고, 피아노도 있어야 하는 공간이 필요해서 주로 음대에서 연습을 진행해요. 추가적으로 공연이 앞당겨질 때에는 섬김홀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에요. 어쩔 때에는 삼일 교회에 가서 연습한 적도 있어요.(웃음)

 

8. 우리대학은 인지도나 가진 역량에 비해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교내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유능한 학생들이 대중음악 분야로 적게 진출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BSL: 음악이 직업으로 바뀌는 순간 취미로만 즐길 때의 재미가 사라질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불안정성도 크고, 현실적인 괴리감도 크기도 하구요. 열심히 활동하면 할수록 주변에 음악과 관련해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그 중에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그래서 눈으로 직접 보고 나면 음악을 생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 같아요. 주변만 봐도 다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돈을 써서 음악을 하겠다는 분도 많아요. 취미로 할 때만 즐길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설현애: 동아리를 들어올 때는 대학생활의 좋은 추억을 만들고, 보람찬 활동을 하고 싶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나중에 진지하게 관심이 생겨도 앞서 말씀해주신 이유들로 인해 다들 자신의 본업은 가지면서 취미로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중앙 통기타 어쿠스틱 동아리 '코드블루'의 단체사진

 

9. 각 음악동아리가 겪는 한계와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데스티니: 학교에서 공연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동아리의 경우 학교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청파제랑 해오름제 밖에 없어요. 게다가 해오름제는 매년 정기적으로 보장되는 행사가 아니기도 하고요. 명색이 밴드 동아리인 만큼 저희 무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드럼 같은 큰 장비가 필요하다보니, 교내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지원이 꼭 필요해요. 학교 측의 지원을 받아 교내 공연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었으면 해요.

 

BSL: 저도 너무 공감이 가요. 자발적으로 하는 공연이 아니라 학교 측에서 날을 잡거나 공지를 해주는 식으로 학교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줬으면 좋겠어요. 또 음악동아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주길 바라요. 학생회관 5층이나 7층에 스피커라도 있으면 하거든요. 최소한의 물질적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숙명합창단: 저희의 가장 큰 문제는 대관료예요. 이번에 공연을 할 때도 장소 대관료, 피아노 대여료, 관리해주시는 조교님의 시급까지 저희가 다 부담을 했어요. 회비의 대부분이 그렇게 빠져나가요. 동아리 지원하는 예산을 늘려서 동아리원들의 회비 부담이 경감됐으면 합니다.

 

10. 우리대학 음악동아리로서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BSL: 저희 동아리가 하는 장르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일각에서 있어요. TV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오는 힙합하는 사람들에 대한 논란 같은 게 많은 영향을 줬죠. 그런데 저희 동아리는 힙합/R&B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일 뿐이거든요. 또 특히 이 장르는 여성에 대한 인정이 인색한 편인데,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건전한 문화를 즐긴다는 것으로 편견을 조금씩 깨나가고 싶습니다. 힙합 대중화가 얼마 되지 않다보니 특정 아티스트가 장르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공연을 통해 장르 그 자체의 매력을 십분 발산하겠습니다.

 

숙명합창단: 합창이라는 특성 상 대중음악보다 재미가 덜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셔서 지원을 망설이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항상 공연을 하고 나면 만족도가 높고, 오디션도 파트 오디션만 보아서 문턱이 낮아요. 그만큼 많이 참여와 관심을 주셨으면 해요. 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동아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설현애: 클래식 기타의 존재조차 잘 모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워요. 많은 분들께 이런 매력적인 악기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데스티니: 락밴드하면 거친 남성의 이미지가 강하죠. 그래서 저희가 공연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여자가 일렉기타를 치는 건 처음 봤다고 하거나, 여자만 있어서 이런 노래를 할 줄 몰랐다고 놀라는 분도 계세요. 앞으로 저희는 그런 편견을 깨고 싶어요. 여대라는 타이틀보다 락밴드라는 정체성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도록 실력있는 대학밴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코드블루: 신입을 뽑을 때 공연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부담 갖지 마세요. 동아리원들과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음악으로 휴식을 하다보면 힘든 학교생활도 잘 이길 수 있어요! 나만 알고 있는 노래를 다른 이에게 들려줌으로써 음악의 힘을 널리 알리는 동아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정세린(영어영문학부17), 18기 배주은(가족자원경영학과19), 임나영(경영학부18)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