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출근길 날씨를 책임질게요” 김가영 MBC 기상캐스터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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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03682/artclView.do?layout=unknown

팔방미인(八方美人). 여러 방면(方面)의 일에 능통(能通)한 사람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최근 직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각자의 역량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많다. 매일 아침 날씨소식을 전해주는 한편 춤, 요가, 예능, 유튜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김가영 기상캐스터(무용과14)는 우리대학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팔방미인이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출근길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김가영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대 무용과 08학번이자 현재 MBC에서 날씨를 전해드리고 있는 기상캐스터 김가영입니다. OBS 기상캐스터로 처음 방송 일을 시작했고, 포항MBC 24시 뉴스 앵커를 거쳐, 작년 8월 태풍 콩레이가 왔을 시기에 태풍과 같이 MBC에 입사를 했어요. 입사 당시 태풍처럼 영향력 있는 기상캐스터가 되어라라고 회사 선배들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지금은 매일 아침 뉴스투데이에서 날씨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2.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전공이었던 무용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우리대학 IPTV 리포터로 활동하게 됐어요. 평소 방송에도 관심이 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참여했죠.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용이 아닌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아나운서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죠. 아나운서 준비를 하다가 OBS 경인TV 기상캐스터에 합격하고 이후 다시 포항 MBC에서도 일을 했지만, 마치 기상캐스터가 될 운명이었던 것처럼 현재 제 일에 너무나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진행하는 아침뉴스 같은 경우 하루의 시작인 만큼 좋은 영향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뉴스투데이를 맡은 지 3개월가량 지났는데, 늘 시청자께 어떻게 날씨를 전달할지 고민이 많아요. 저는 사람들의 감정이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날씨가 하나의 중요한 뉴스라고 생각합니다. 그 날의 날씨에 따라서 톤, 억양, 표정 등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최근 태풍 관련 예보를 전할 때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드린다는 자세로 진지하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

 

 

3. MBC 기상캐스터이지만 동시에 방송인이자 유튜버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세요.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요?

 

무언가 주어졌을 때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열심히 하려는 성격이 다양한 결과물로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처음 MBC에 입사했을 때 많은 선배님들이 여기는 그냥 일하는 곳이 아니라 멋있게 일하는 곳이라고 했는데요, 멋있게 일하려고 현장을 많이 찾았어요. 미세먼지가 스포츠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취재하려고 프로야구 경기장에 가서 관객과 해설위원 인터뷰를 한 적도 있죠. 단순히 날씨가 맑습니다”, “비가 옵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날씨가 이러이러하니 어떻게 대비하는게 좋겠다라는 멘트도 고민해서 원고에 반영하고요. 120초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가급적 멋지게날씨를 전달하려고 항상 노력해요.

 

최근 방송된 호구의 연애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있고 (웃음), ‘오늘비와?’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랩, , 요가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시청자가 어떻게 반응할까라는 고민 보다는 좋게 보시는 분들은 좋게 봐주시겠지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물론 모든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이 스스로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일이 주어졌을 때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꾸미지 않은 저의 모습 그대로를 온전히 보여드렸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나 싶어요. 그렇게 주어진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다 보면 좋은 기회도 계속 찾아오더라고요.

 

4. 동문님은 재학 시절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무용을 전공했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했어요. 나름 잘한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길인데, 무용을 오래 해왔던 친구들과 자꾸 나를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학년 때는 수업을 빠지기도 하고 방황을 했던 것 같아요. ‘과연 이걸 업으로 삼는 게 맞는가고민도 많이 했고요. 그러던 와중 들었던 생각이, 기본적으로 내가 대학생활을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과연 사회에 나가서 지금보다 어려운 일들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그 다음해 정신 차려 열심히 공부했고, 그 결과 수석까지 해봤죠. 주변 친구들이 저한테 독하다는 말도 많이 했었어요. 돌이켜보면, 실패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를 딛고 다시 올라가려고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일단 올라가니까 나도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특히 기본적인 걸 열심히 했을 뿐인데도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걸 느꼈어요. 그 이후로 꾸준히 공부도 하고, 교내 IPTV 리포터로도 활동하면서 점차 꿈을 키웠습니다.

 

5. 숙명에서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동기들과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무용과 사총사라고, 저를 포함한 동기들 네 명이 함께 자주 다녔어요. 소소하지만 학식 먹고 뽀빠(학교 앞 음료 가게) 먹으러 갔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네요.(웃음) 지금은 모두 멋진 모습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가끔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그래요. 그 친구들이 소위 말하는 평생 친구가 되었다는 게 신기하고 고마운 것 같아요. 대학 동기는 오랜 친구가 되기 쉽지 않다고 하잖아요. 또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는데, 합격과 불합격을 넘나들 때마다 그 친구들이 옆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돌이켜보면 그 말들이 제일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늘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이라 항상 고마움을 느껴요.

 


<방송 전 원고를 준비하는 김가영 기상캐스터>

 

6. 기상캐스터 전에 이미 방송 경험이 있으신 걸로 아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재학 시절 아리랑TV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방송 제작 일을 돕기도 했고, 몇몇 인턴십 프로그램도 경험했어요. MBC 뉴욕지사 인턴을 하다 아나운서에 도전해보라는 어떤 기자님의 말씀을 듣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한 끝에 OBS에서 일하게 됐죠. 사내 방송 아나운서로도 활동했는데, 그 당시 프롬프터가 없어서 A4 용지 한쪽 분량을 전부 외워서 진행한 기억이 있어요. 그런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좋은 발판이 됐다고 생각해요. 진부한 말일 수 있지만 무엇이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해요. ‘온 에어도 아닌데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가 아니라, ‘내가 맡은 방송이니까 최대한 미친 듯이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방송일 자체가 사람들은 앞에서 비춰지는 화려한 모습만 보지만, 그 뒤에 다양한 제작진 분들께서 함께 고생하면서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인턴십부터 경험했던 것들이 바탕이 되어 지금 회사생활을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하나의 방송을 위해 많은 분들께서 힘써 주신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7.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날씨를 전하는 매일 매일이 뿌듯하죠. 예보가 끝나면 방송 잘 보고 있다고, 혹은 덕분에 미리 우산을 챙길 수 있어서 고맙다는 시청자 분들의 피드백이 있어요. 이런 말씀 하나하나가 다 정말 소중해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룬 거잖아요. 그런 행복을 느낄 때마다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MBC '호구의 연애' 출연 장면>

 

8.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며칠 전에 제가 간접적으로 태풍을 체험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여드린 적이 있는데, 사람들로부터 뉴스로나마 태풍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혹은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들었어요. 기상캐스터가 단순히 날씨를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안전과 직결된 재난 사고가 예상될 때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소중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부심이 솟아났답니다.

 

9. 동문님께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상캐스터로서 날씨를 전하는 일을 주로 하되,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MBC 뉴스투데이 말고도, 각종 방송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서 앞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많이 찾아 뵐 예정입니다(웃음).

 

10. 동문님의 사명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아침 뉴스의 날씨를 담당하고 있으니, 오전에 출근하시는 분들의 출근길을 지켜드리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웃음).

 

 

11. 먼저 꿈을 이룬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먼저, 경제적인 부분이나 화려한 모습만 보고 아나운서에 도전하기에는 거쳐야 할 힘든 과정이 정말 많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요. 나의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느껴질 때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도 준비하면서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고 정말 내가 TV에 나올 수 있을까 고민했던 날들이 빼곡해요. 하지만 진정 이 일이 내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다른 사람 눈치보지 말고 진심을 다해서 준비하세요. 백조가 날기 위해선 피가 날 정도로 발을 저어야 하니까요.

 

저의 경험에 빗대 말씀드리자면, 아나운서는 를 보여주는 직업이잖아요. 저는 초반에 준비를 할 때, 어떤 선배의 모습을 따라 하면서 그 이미지에 저를 맞추려고 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를 제 자신에게 씌우려고 한 거죠. 그런데 그렇게 준비했던 시기에는 거의 모든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를 모방하기보다 진짜 내 모습을 보여 주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제 자신을 그냥 온전히 보여주면서 시험에 임했고, 결과도 좋게 나왔어요. 그래서 무엇을 준비하든 간에 나답게하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과정에서 진짜 내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구보정(홍보광고학과18), 18기 유혜지(영어영문학부18)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