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디저트에 대한 자부심, 제과 작업실 ‘마쁘띠뜨’ 김다현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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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4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04013/artclView.do?layout=unknown

빵지순례’(유명한 빵집의 빵을 구매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현상)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과 작업실을 운영하는 동문이 있다. 제과 작업실 마쁘띠뜨를 창업한 김다현 동문(시각영상디자인08)이 그 주인공이다. 정성 가득한 디저트로 사람들의 눈과 입을 행복하게 하는 김다현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봤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마쁘띠뜨 제과 작업실을 운영하는 김다현이라고 합니다. 시각영상디자인과 08학번이고, 프랑스언어문화학을 복수전공 했어요. 대량생산 체제의 프랜차이즈가 대부분인 디저트 시장에 대한 반발심으로 작업실을 시작하게 됐어요. 디저트는 몸에 안 좋다는 인식도 바꾸고 싶었고요. 이를 위해 작업의 효율성이나 보존을 위한 첨가제는 배제하고 건강한 디저트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약 받은 만큼만 신선하게 소량 당일 생산해요.

 

2. 마쁘띠뜨라는 이름은 무슨 뜻을 담고 있나요?

 

프랑스어로 나의 작은, 사랑스러운이라는 뜻의 애칭입니다. ‘(ma)’나의라는 소유격이고, ‘쁘띠뜨(petite)’작은이라는 쁘띠(petit)’의 여성형이에요. 제 키가 작고 한글이름이 어렵다보니 파리에서 일할 때 친구들이 저를 마쁘띠뜨라고 불렀어요. 저는 내 사랑스러운 작업실, 디저트라는 의미를 담고자 했어요.

 

3. 마쁘띠뜨 제과 작업실에서는 다양한 디저트를 주문 제작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혼기념일, 생일 등 다양한 날을 위한 주문이 있을 텐데요,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주문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임신한 아내를 위해 건강한 케이크를 찾아 작업실에 오셨다가, 아기의 첫돌, 두 돌 케이크까지 주문 주셨던 분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혼자 오셨다가, 아내와 함께, 아기와 함께 오셔서 감회가 새로웠어요. 또 제가 작년에 벨기에로 가려고 고민했을 때, 한 단골손님께서 이 사실을 알고 열흘 정도 거의 매일 오셔서 계속 (운영)하실 거죠?”라고 물으시며 저를 붙잡기도 했어요.

 

숙대생들 중에도 기억에 남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제 손이 항상 건조하니까 손톱 팩도 선물해주시고, 눈송이 아이템과 손편지를 전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이 밖에도 기억에 남는 분들이 많은데, 소중한 날에 제 케이크 생각해주셔서 정말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멀리서 어렵게 오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한 분 한 분 더 신경 쓰려고 노력해요.

 


<마쁘띠뜨 인스타그램 캡쳐>

 

4. 제과 작업실을 운영한다는 건 빵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지만 창업에 도전을 한거기도 하죠. 창업을 하면서 혹시 숙명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되셨다면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되셨나요?

 

2학년때 취미로 베이킹을 시작했어요. 대학 친구들에게 평가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게 주문으로까지 이어진 거예요.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밤도 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생을 많이 했는데도 너무 재밌고 행복했어요. 이 기억이 후에 전향을 결심하는데 큰 용기를 주었어요. 몸이 힘들어도 즐겁게 일할 수 있다니 평생해도 되겠다 싶었죠. 프랑스 교환학생 시절엔 친구들과 5유로씩 모아 디저트를 사먹는 스터디를 했어요. 가장 황홀했던 시기예요. 덕분에 제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지요. 더불어 미국 디즈니 인턴쉽 프로그램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독립심도 기르고 시야도 많이 넓어졌어요. 디즈니에서 받은 마케팅 수업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5. 구매 고객들의 후기를 보니 서비스멋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케이크라는 호평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를 위해 평소 케이크를 만드실 때나 고객서비스를 할 때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만족하지 못하면, 손님도 똑같이 느낄거라 생각해요. 첨가제를 넣지 않으니 매일 만든 크림의 상태가 조금씩 달라요. 이 때문에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는게 가장 힘든 과제예요. 저는 아주 가끔 크림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양해를 구하고, 종류를 바꿔 진행하기도 해요. 최대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재고는 절대 보관하지 않고, 항상 신선한 디저트를 만들려 노력하죠.

 

또 주문 케이크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샘플보다 더 예쁘게 완성시키려 노력해요. 추가로 요구하시는 부분도 최대한 맞춰 진행하고요. 모든 기대에 부응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웃음)

 

6. 시즌별로 생화 케이크 등 특별한 디저트를 한정 판매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메뉴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다른 분야의 지인들과 대화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아요. 생화 케이크가 대표적인 케이스죠. 하지만 무첨가 케이크이다 보니 현실화시키지 못한 제품들도 많았어요. 안타깝지만 포기한 것들도 있고, 아직 실험중인 요소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과일을 이용한 다양한 식감의 디저트에 관심이 많아요. 개인 작업실을 열 당시에는 메뉴 개발과 실험을 매일 하자고 다짐했는데, 주문을 소화해야 하니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부족한 현실이 안타까워요.

 


<생화를 활용한 케이크, 마쁘티뜨 인스타그램 캡쳐>

 

7. 디저트 산업이 발전하면서 디저트가 단순히 음식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달달한 디저트를 먹으며 사람들은 힐링을 하기도 하고, 그것을 선물하며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동문님에게 디저트는 어떤 의미인가요?

 

디저트가 힐링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몸에 안 좋다는 인식도 있는데, 정신적인 힐링 뿐 아니라 몸에도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어요. 디저트도 요리와 같습니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가 가장 중요해요. 좋은 테크닉은 이 재료들을 좀 더 살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죠. 많은 분들이 제 케이크를 드셔보시고 맛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제 케이크가 특별한 게 아니라 기본을 지킨 것이거든요. 기본을 지킨 디저트가 많아지고, 당연해졌으면 좋겠습니다.

 

8. 제과 작업실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뿌듯한 점은 손님들의 소중한 기념일에 제 케이크가 함께한다는 것이에요. 마쁘띠뜨에 주문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저도 알고 있어요. 주문도 미리 해야 하고 당일 바쁜 시간을 내어 직접 찾아오시기까지 해야 하니까요. 이 모든 과정을 기꺼이 해주시는 손님들에게 제 케이크를 직접 드릴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더불어 매일 혼자만 느끼는 소소한 행복도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직접 만드는 크림의 상태가 매일 달라요. 특히 얼그레이 크림이 예민한 편이라, 휘핑하면서 계속 예의주시 해야 해요. 그렇게 만들어진 크림의 향과 상태가 딱 적당할 때 정말 행복해요. 또 초콜릿 공예로 만드는 플라워 데코도 만들 때마다 디자인이 달라지는 만큼, 예쁘게 꽃이 올라가면 기분이 좋아지고요. 완성된 케이크를 본 손님의 환한 미소로 제 모든 노고가 사라져요.

 

9. 반대로 창업을 하며 현실의 벽에 부딪힌 적도 있으실 텐데요, 어떤 어려움이 있었으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너무 많죠.(웃음) 저는 이상으로 시작했기에, 기준이 높진 않았어요. 용돈만 벌어도 된다는 각오가 있었기에 초기에 버틸 수 있었죠. 하지만 창업은 현실이에요. 창업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역으로 계산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원하는 순수익이 얼마인지 먼저 설정하세요. 거기에 월세, 재료비, 관리비 등의 고정지출비를 더하면 목표 매출액이 나옵니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단가와 목표 개수가 나와요. 한 달에 몇 개, 하루에 몇 개를 팔아야 하는지 보고, 내가 이 양을 소화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해요. 제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 과정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어요.

 

요즘은 주문량이 늘다보니 모든 주문을 다 받지 못하는 실정이에요. 혼자 일하면서 첨가제 사용도 안하다보니, 생산성은 매우 낮은 상태죠. 직원을 고용하면서도 현재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또 우리나라 제과 업계의 유행이 빠르다보니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하나 고민이 될 때도 있어요. 이런 고민에 있어서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하는 게 창업의 어려움이죠. 그래서 저는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하고 경영관련 이론 공부도 시작했어요.

 


<숙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마쁘띠뜨 제과작업소에서>

 

10. 동문님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마쁘띠뜨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성장하고 싶어요. 조금 더 규모를 키워서 건강한 디저트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습니다. 진행 중인 책 작업도 잘 마무리해서 제과 분야가 확장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요. 자기 소신을 가지고, 건강하고 개성있게 디저트를 만드는 곳들이 더 많아질 거예요. 저도 더 실험하고 연구해서 손님들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믿고 주문해주시고,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마쁘띠뜨 제과작업실을 통해 선배님들, 후배님들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만나 뵀던 숙명인들 한 분 한 분 정말 다 멋졌어요. 진로 고민을 가진 분들도 계셨는데, 제 눈에는 이미 본인의 스토리를 가진 멋진 분들이셨습니다.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시길 응원합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김민주(가족자원경영학과 18), 이해진(홍보광고학과 17), 임서연(미디어학부 17)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