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소통하고 공감하며 인문학의 진흥을 이끄는 박인찬 인문학연구소장
INTERVIEW
4709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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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숙대 최초의 뇌·인지과학전공 설계자 동서연 교수·김민서 학생 듀오를 만나다!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연구하는 인문학은 도덕적, 윤리적, 정치적, 이념적인 통찰력으로 폭넓은 사고를 하는데 바탕이 되는 학문이다. 숙명여대 인문학연구소가 2020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혐오시대, 인문학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사회의 혐오문제를 집중, 분석하고 정립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문학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우리대학 인문학연구소장 박인찬 영어영문학부 교수를 만났다.

 

Q. 숙명여대 인문학연구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인문학연구소는 2017년 초에 설립했습니다. 우리대학은 114년 된 학교인데 반해 인문학연구소는 신생 연구소입니다. 원래 20년 전부터 인문학연구소를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프라임사업을 수주하면서 인문학 진흥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아 연구소를 설립했지요. 인문학연구소를 설립할 때 창의, 횡단, 확산이란 세 가지 키워드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창의는 전통적인 인문학도 고찰해야하지만, 학문의 변화와 시의적 필요도 고려해 학문간 장벽을 좁히고 새로운 연구 분야를 쇄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횡단은 학문 간의 협업으로 연구한다는 뜻이고, ‘확산은 상아탑 안에서의 연구가 아닌 지역사회는 물론 넓은 의미에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Q. 인문학이란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A. 인문학은 인간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학문입니다. 평소 소신으로 인문학은 넓은 의미로 복합학문이자 좁은 의미로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이라고 해 전공 분야가 명확하게 있지만, 본질적으로 인문학은 인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의 모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문학은 종합 혹은 복합학문이지요.




Q. 현대사회에서 인문학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를 바라보는 창 역할을 합니다. 세상의 여러 창 중 인문학은 다른 창에 비해 훨씬 풍요롭고 잠재력이 많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인문학은 자신의 이해도 있지만, 타인 혹은 세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을 기본으로 하고 그 공감은 소통함으로써 타인을 이해하고 서로 관계하는 능력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면에서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세상을 위한 학문이고 무엇보다도 상상력의 원천에서 인문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요약하면 인문학은 순수 학문이긴 하지만, 사회적인 쓰임이 무한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인문학연구소에서는 인문학을 통해 실험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프로젝트와 그 성과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인문학연구소 설립 첫해에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규모가 큰 사업을 많이 수주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7년 인문도시 지원사업으로, 우리대학이 속한 용산구와 협업해 (터에 새겨진 무늬) 속의 더불어 삶, 인문도시 용산이라는 주제로 20177월부터 3년 동안 용산의 역사성, 다양성, 확장성을 포괄하고 부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인문강좌를 진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융합적인 다른 사업들도 진행하고 있지요.

횡단인문학이라는 인문학연구소 저널을 창간했고, 교내 인문학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들이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인문학 세미나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지자체와의 협업으로 미디어,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 용산구와 함께 용산공원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또한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함께 미디어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과 미디어를 융합한 감성미디어 프로젝트를 2년째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인문학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이 공모한 ‘2020년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앞으로 7년간 연간 12억 원, 총 약 84억 원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선정되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셨는지 이야기해주세요.

A. 사실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설립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연구소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었는데 심사를 받을 때마다 신생연구소의 한계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그동안 인문학연구소 대표 주제를 학술대회 및 세미나, 특강을 통해 처음부터 꾸준히 다뤘습니다. 인문도시 사업과 같은 인문학 대중화 관련 사업을 지난 3년간 맹렬하게 펼쳐왔는데 그 부분이 크게 인정받은 것입니다. 혐오시대, 인문학의 대응이라는 이번 주제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 사회 문제이기에 직접 고민하고 대응하는 인문학 연구가 필요한 시의성 및 체계적 준비, 학문을 실질적으로 펼치려는 연구소의 의지로 이룬 종합적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Q. 혐오시대, 인문학의 대응이라는 주제를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학문과 현실에 접합해 우리 사회에서 정말 중요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현안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혐오라는 단어를 떠올랐어요. 혐오와 관련된 많은 사건이 발생하는데 사건에 대한 대처가 일회적이거나 단기적이더라고요. 혐오에 대처하려면 표면에 드러난 사건보다 다양한 시각의 총체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 때문에 혐오를 바라보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지요. 5가지 세부과제(인종혐오, 젠더혐오, 노인혐오, 질병-장애 혐오, 물질-기계 혐오) 선정 기준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인 1,2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 이상의 사람이 혐오하는 표현을 당해 본적이 있다는 통계가 있어 그 유형을 따랐습니다,

 


 

Q. 그렇다면 위에서 말씀하신 5가지 세부과제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질병-장애 혐오는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확산될 것입니다. 예부터 육체적·정신적으로 장애인을 핍박하던 시절이 있었고, 코로나19처럼 전염병과 혐오는 동시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물질-기계의 미래를 로봇 시대라고도 합니다. 인간과 기계가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과거 단순히 기계를 도구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면 앞으로는 공존 관계로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람은 누구나 노인이 되기에 노인에 관한 문제나 이주노동자 등 인종에 관한 다양한 혐오를 고찰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혐오학이라는 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연구하는 것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끝으로 사회적으로 젠더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젠더혐오도 설정했습니다.

 

Q. 혐오시대, 인문학의 대응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궁금합니다.

A. 혐오가 사회 보도로 산발적으로 다뤄지고 있기에 학문적으로 체제화하고 정립하는 것이 시급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확산하는 방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혐오 표현을 DB화하거나 관련된 연구들을 온라인으로 집대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혐오와 관련된 학술 저서나 번역서는 물론 일반 대중을 상대로 분량이 적은 키워드 중심의 출판물 발행을 염두하고 있으며, 관련된 교과 과목도 융합적인 성격의 학부 및 대학원 교과 개발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감인문학센터를 신설하실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A. 인문학연구소 창립과 함께 인문도시 사업을 수주하면서 용산 지역 인문학센터를 만들었습니다. 기본 핵심은 대학과 사회, 학문과 현실의 장벽을 낮추어 교류하게 하자는 생각이었지요. 이번 인문한국플러스(HK+)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공감-공조-공존의 삼공을 표방하는 공감인문학센터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공동체 속에서 타인을 인종이나 성 정체성 등으로 각인을 하는 순간,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은 존중되지 않아요. 혐오는 커뮤니티 자체를 분열시키기에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위해 건전한 합리적 소통을 할 수 있는 공론장인 공감인문학센터가 필요해요. 지역인문학센터의 목적이 지역사회에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고 확장하는 것이라면, 공감인문학센터는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혐오가 일으키는 사회적 위험과 위기에 대한 복원을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Q. 앞으로 숙명여대 인문학연구소가 나가야 할 방향과 더불어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이야기해주세요.

A. 처음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마음으로 인문학연구소를 시작했습니다. 나무가 잘 자라면서 그늘 또한 커지게 되는 것처럼 모든 학문적 문제를 다루는 노력을 하면 그만큼 기여도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대학 인문학연구소는 공공성을 지녔기에 학교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과 토의를 위한 연구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자족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는 인문학연구소로 이끌기 위해 전공 간의 연계가 매우 중요해요. 앞으로 대학이 직면하게 될 다양한 위기 속에서 인문학연구소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인문학연구소가 학교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연구하는 곳으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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