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통해 밀레니얼과 소통하다, 중앙일보 뉴미디어 콘텐츠PD 김수진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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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14957/artclView.do?layout=unknown

주식, AI, 부동산 정책. 매일 마주치게 되는 신문의 경제, 사회 뉴스는 당장 취업과 월세를 고민하는 2030세대에겐 와 닿지 않는 낯선 소식일 수 있다. 이처럼 무거울 수 있는 세상 이야기를 2030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사와 눈높이에 맞춰 영상으로 쉽고 재밌게 알리는 동문이 있다. 중앙일보 유튜브 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줄여서 듣똑라라고 불리는 채널을 운영하는 PD 김수진 동문(미디어08)이다. 시청자와 소통하는 영상을 목표로 밀레니얼 세대의 습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김수진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1.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중앙일보 듣똑라’(듣다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에서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김수진PD(미디어학부08)입니다. 듣똑라는 밀레니얼을 위한 뉴스, 커리어,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뉴미디어입니다. 기초 경제상식을 다루는 ‘woney’를 시작으로 문화 익스플레인 콘텐츠도 다루고 있고, 올해는 미래산업 IT 위주의 콘텐츠를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

 

2. 뉴미디어콘텐츠 PD는 다소 생소한데요,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와 입사를 준비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졸업할 당시, 명언재(언론고시반)에서 시험 준비를 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IT기업도 성장하고 미디어 스타트업도 생겨나더라고요. 그래서 방송사말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PD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콘텐츠를 TV에 국한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느껴 미디어 스타트업인 위키트리에 들어갔습니다. 재직 중 온라인 콘텐츠 시장이 점차 커졌는데, 중앙일보에서도 이 분야에 진출을 하게 되어 뉴미디어에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필요로 했고, 기회가 닿아 중앙일보PD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뉴미디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 재학 중 경험 덕분이었어요. 전공 수업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됐거든요. ‘내가 대학생인데도 내 영상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뉴미디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진로선택에도 도움이 됐죠.

 

3. 지난해 듣똑라 팀이 이노베이션 저널리즘상을 수상하고, 최근 유튜브 구독자도 30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신기하고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듣똑라는 웹예능도 아니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는 채널도 아닌데 저희의 콘텐츠를 꾸준히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희 콘텐츠에 담긴 가치나 메시지를 원하는 분들이 모여서 듣똑라를 다져가는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4. ‘밀레니얼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를 만드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궁금합니다. 밀레니얼의 어떤 특징에 주목하시나요? 또한 재미를 가미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콘텐츠를 만들 때 2030세대가 가진 고민들을 함께 풀어간다는 것에 중점을 두었어요.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뉴스를 접할 때 당장 월세를 걱정하는 2030세대는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잖아요. 그럴 때 밀레니얼이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욱 가깝게 알려주고자 고심하면서 영상을 만들어요. AI와 같은 소재 역시 AI면접 등으로 실제 반영되고 있듯이, 어려운 화제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느낌을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고 싶어요.

재미를 가미하기 위해 쉽게 말하는 것캐릭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이야기면 더 재미있게 느끼는 특성이 있잖아요. 듣똑라 영상 주제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더 쉽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또한 유튜브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플랫폼이다 보니 재미있는 캐릭터가 1순위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가 감정을 이입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출연자에게 캐릭터를 부여했어요. 기자를 단지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 아니라 시원한 이야기를 하는 언니, 공감해주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5. 듣똑라에서 만들었던 콘텐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을 꼽는다면?

 

저는 초반에 만들었던 경제위기 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상 제작 시기가 코로나 때문에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었을 시기인데요. 실물경제, 금융경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취업도 어려워지고 가게들도 문을 닫고 있는데 왜 주식시장은 커져가는 거지?’라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공부하며 만든 영상이에요. 이 시의성 있는 영상으로 인해서 에버그린 콘텐츠(시기와 상관없이 언제나 볼 수 있는 스테디셀러 콘텐츠)로도 시청자가 유입되었고 이전 영상들도 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기억에 남는 영상이 하나 더 있는데, ‘부동산 편이에요. 동료 기자와 책을 5권씩 돌려 읽으며 정말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면서 만들었던 영상인데요. 영상 10분 중 마지막 30초에서 1인 가구 정책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는데, 댓글 반응을 보니 앞에서 다룬 내용보다 그 짧은 시간에 나온 1인 가구 정책 지적에 공감하는 분들이 훨씬 많더라고요. 그 반응을 보며 뉴스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밀레니얼 세대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구나 하고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6. 숙명여대 학생들에게 듣똑라 콘텐츠 중 하나를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일하는 여성이 자기확신을 갖고 버티는 방법이라는 영상을 추천하고 싶어요. 제목 그대로 일하는 여성에 대해 다룬 콘텐츠입니다. 대학 때는 성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우리대학은 여대이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하며 딱히 차별을 느낄 곳이 없었기 때문이죠.

졸업 후 일을 하면서 내가 일하는 여성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콘텐츠를 만들게 되었어요. 성공한 여성이 더 성공하는 것에 대해 다룬 것이 아니라, 평범한 여성이 성공하는 이야기를 다룬 만큼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미리 일하는 여성의 삶에 대해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영상을 추천합니다.

 

7. 중앙일보의 듣똑라 PD로 일하시며 뿌듯했던 경험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조회 수나 구독자 수 등 수치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영상 타겟이 되는 2030세대 분들이 삶에 도움이 되었다고 직접 말해주실 때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시청자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나 감상을 남기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댓글을 보면 굉장히 보람있죠.

 

8. 현 직무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저희는 변화가 빠른 업계잖아요. 그렇다 보니 디지털 콘텐츠는 반짝 주목을 끌기는 쉬워도 지속적으로 잘 되기는 어렵죠. 그리고 콘텐츠 형태나 타겟, 조직의 형태나 수익화 등 다양한 실험이 필요한 분야에요. 얼마 되지 않은 뉴미디어 업계 특성상 이런 부분에서 고민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처음 일할 때는 뉴미디어 콘텐츠PD라는 직무 자체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제 직업을 소개할 때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이 어려웠어요. 지금은 그게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한 단어로 자신의 직업을 말하는데,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좋아요. 또한 일의 체계가 딱딱하지 않은 편이라, 제가 직접 큰 틀을 짜가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9. 재학 시절, 도움이 되었던 학교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운이 좋게도 미디어학부 전공 수업과 잘 맞았어요. 미디어 전공은 글과 영상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전공이잖아요. 수업에서 배운 스킬을 이용해서 동아리든 공모전이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내놓는 경험을 많이 했는데 지금도 그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글로벌탐방단 활동을 통해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에 갔었는데, 그때 해외 프로젝트를 직접 만들어서 이행해봤던 경험이 현재 PD가 맡는 프로젝트성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10. 새롭게 제작하고 싶은 콘텐츠 등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2030203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것을 성공적으로 하고 싶어요. 2020년 코로나 이후에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2021년에 특히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2030세대가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IT, 신기술, 산업의 변화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에요. 저희가 답을 아는 건 아니지만, 함께 공부해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고요. 저 또한 방송사 PD가 아닌, 디지털 콘텐츠 PD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산업군에 뛰어든 것처럼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산업의 변화와 늘 연결해서 보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이런 감각을 키워가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20대는 앞으로 어떤 산업군에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30대는 본인이 지금 속해있는 업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의 흐름과 변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되면 좋겠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장기적으로는 듣똑라가 밀레니얼의 습관이 되어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것이 목표에요. 그리고 듣똑라 팀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어요. 예전부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 듣똑라가 어떻게 콘텐츠를 만드는지 비하인드 씬을 담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11. 마지막으로 콘텐츠 제작자와 언론사 입사를 꿈꾸는 숙명인들을 위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끝까지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방송사 시험을 끝까지 보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주변에 저와 비슷한 일을 하는 친구를 보면 엔터테인먼트를 들어갔지만 그곳에서 연예인을 프로듀싱해 드라마를 제작하는 친구도 있고, 연예인 유튜브 채널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친구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도 온라인 매체로 시작해 영상 콘텐츠 제작PD 일을 하고 있고요. 콘텐츠를 만드는 게 꼭 한 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단 들어가면 여러 길이 생기니까 분야에 국한되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취재: 숙명통신원 19기 김재희(미디어학부19), 정시현(미디어학부20), 진소영(미디어학부20)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