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도한 뉴스가 사회를 변화시킬 때 가장 뿌듯해요” 채널A 김설혜, 김민지 앵커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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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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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언론정부학부(현 미디어학부)를 졸업한 1년 터울 선후배가 연이어 유력 종합편성채널의 얼굴 격인 메인뉴스 앵커를 맡고 있어 화제다. 채널A 공채 1기 아나운서와 기자로 각각 입사한 김민지(언론정보학부10졸), 김설혜(언론정보학부11졸) 동문 이야기다. 김설혜 동문은 지난 2011년 채널A 개국 직후부터 지난해까지 메인뉴스 앵커로 활약하다 사회부 기자로 변신해 취재 현장을 누비고 있으며, 김민지 동문은 정치부 소속 기자로서 지난 2월부터 메인뉴스의 주말 앵커를 맡고 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의 선후배가 유력 종합편성채널의 앵커를 연이어 맡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에 숙명통신원이 자랑스러운 숙명의 얼굴을 차례로 만나봤다.

    

 

○ 김설혜 앵커

 

- 아나운서를 희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설혜 앵커(이하 김): 어머니께서 아나운서이셨어요. 자연스럽게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막연하게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무대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악기도 배웠고, 직접 무대에 섰던 적도 있어요. 그러다 제 무대가 기사화된 적이 있었고, 기사를 통해 제 모습이 국제적으로 가시화되는 걸 보면서 언론의 힘을 몸소 느꼈어요. 이후 본격적으로 아나운서라는 꿈을 갖고 진로를 준비하게 됐어요

 

 

- 대학 재학시절 숙명통신원으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외에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대학생 때는 본격적으로 방송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어요. 숙명통신원과 그 외 약 5가지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다른 아나운서 지망생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쌓으려고 했어요. 전공 수업 중 이금희 교수님의 아나운싱 수업을 수강했고, 언론고시반인 ‘명언재’에 들어가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어요. 또한 숙명토론대회도 참여했죠. 이처럼 학교생활과 대외활동에 정말 충실히 참여했어요. 아침마다 도서관을 갈 정도로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했죠. 방학 때도 기자단 활동이나 무용 활동 등 아나운서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갔어요.

 

- 아나운서의 기본은 발성과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연습하였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6개월 동안 다녔는데 이것으로 발성을 배우기엔 부족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나운서의 방송 뉴스를 보면서 직접 따라해 보고 녹음하면서 꾸준히 연습했어요. 입사 후에도 발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어요. 연극배우에게 복식호흡부터 시작해 발성수업을 받았는데, 이러한 경험이 저만의 톤을 찾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 저 나름대로의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화려한 스펙을 가진 친구들과 비교될 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자신만의 무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 학업에 충실했던 ‘성실성’이 가장 큰 무기였죠.

 

- 아나운서를 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 계속 뉴스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역시 제가 보도한 뉴스가 사회를 변화시킬 때 보람을 느껴요. 한 번은 제가 영화 시작 전 광고시간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 같은 생각을 했던 모 국회의원실로부터 제 보도 영상을 법안으로 발의하기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제 보도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뿌듯합니다.

 

- 아나운서로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 9시 뉴스의 메인앵커를 했을 때, 오후 1시에 출근하고 곧바로 분장을 받아요. 2시에 간부들과 메인 앵커 2명이 함께 회의를 진행해요. 3시에도 아이템 회의를 진행합니다. 이후 4시엔 2시에 했던 편집 회의를 다시 해요. 그 사이의 아이템을 수정하던가 기사를 넣고 빼는 것을 결정해요. 5시까지는 뉴스에 필요한 영상을 사전 녹화하거나 인터뷰를 따요. 6시부터는 메인 앵커가 올라온 기사들을 보고 앵커 멘트를 작성해요. 이후 뉴스를 진행한 후에 방송이 끝나면 진행한 방송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 퇴근을 합니다.

 

- 기자와 아나운서라는 직업에는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두 직업을 겸하게 되셨나요?

 

: 지상파 뉴스와 차별화된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앵커가 현장으로 취재를 나갔던 적이 있어요. 이때 처음 현장에서 직접 만든 콘텐츠로 보도했던 것이 너무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이후 사회부 기자를 지원했고, 이렇게 앵커 겸 기자가 되었죠.

 

- 소속 부서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기자일 땐 사회부에 소속돼 있어요. 사회부 내에는 PD에서 기자로 전향한 분도 있고,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전향한 분도 있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종합편성채널의 장점인 것 같아요. 사회부는 고생을 많이 하지만, 그만큼 부원들의 사이가 끈끈해요. 그래서 부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아나운서를 꿈꾸는 숙명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우선 여러 사람들 앞에 서는 경험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어요. 토론대회부터 간단한 스피치라도 무대에서 말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기회가 있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참여하면 큰 도움이 될 거에요. 그리고 아나운서라는 꿈이 간절한 것을 알기 때문에 될 때까지 하라고 하고 싶어요. 아카데미를 다닐 때 3~4년 준비하던 친구들을 보며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그 친구들을 방송에서 다시 볼 수 있었어요. 방송사가 많아지고, 방송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기회가 많아졌어요. 아나운서를 꿈꾸는 여러분에게는 분명히 큰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김민지 앵커

 

- 어렸을 때부터 기자를 희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민지 앵커(이하 민): 사실 어렸을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원래 고등학생 때는 PD를 희망했었거든요. PD를 준비하던 와중에 우연히 기자 분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겼어요. 그 때가 채널A 설립 관련 업무 인턴을 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기자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멋있다는 생각을 했었요. 이후 자연스럽게 채널A 기자 채용 시험을 보게 됐고, 합격해서 이 자리가 왔습니다

 

 

- 기자의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 저는 정당 취재 기자다 보니까 국회로 출근해요. 오전 7시까지 국회로 출근해서 당일 조간신문을 읽고 리뷰를 마친 후 새로운 기사를 발제하죠. 발제를 올리고 나면 오전 9시부터 각 정당마다 회의를 시작하는데, 제가 맡은 정당의 회의나 기자간담회에 맞춰 이후 일정을 조율하곤 해요. 그 후에 점심을 먹는데 주로 정치인, 혹은 보좌진들과 함께 해요. 같이 식사하면서 취재도 하고, 정치권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죠.

 

오후에는 회사로 돌아와 기사를 작성합니다. 기사의 최종 승인이 나면 방송기자이니 오디오를 더빙해요. 이후 퇴근하는데, 가끔은 ‘뻗치기’라는 걸 할 때도 있어요. 뻗치기는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자택이나 특정 장소에서 계속 기다리는 걸 의미해요. 주말에는 주중과 달리 회사로 출근해서 낮에는 기사를 쓰고 저녁에는 뉴스를 진행하고 있어요.

 

- 개인적인 시간이 났을 땐 주로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 운동을 정말 좋아하고 체력관리를 위해서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로 수영을 하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더 피곤함을 느끼더라구요. 기자로서 정말 바쁘게 살고 있지만 시간이 날 때는 친구들과 만나서 놀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잠도 많이 자요. 일주일 중에 휴일이 딱 하루밖에 없어서 시간을 쪼개서 보내곤 해요.

 

- 기자를 하면서 뿌듯한 점은 무엇인가요?

 

: 사실 기자를 하다 보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서부터 정말 어렵고 가난한 사람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평범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현장에 가서 직접 취재를 하고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기사에 100퍼센트 다 녹여낼 수 없지만, 제가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낄 때가 많아요. 또한 제가 쓴 기사가 이슈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때도 보람을 느끼죠.

 

- 반대로 기자로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 당연히 취재가 안 될 때, 혹은 기사 내용이 부족할 때 힘들고 어려운 것 같아요. 기사를 작성하면서 개인적인 정치적 신념과 의견을 드러내지 않아야 할 경우에도 어려움을 느끼죠. 기자는 편향된 시각의 기사를 쓰면 안 되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사건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해도 그 반대의 시각 역시 고려하면서 중립적인 마인드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방송 중 실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 실수를 많이 하곤 했어요(웃음). 일반적으로 여자 기자들은 태풍의 생생한 현장감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풀고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같은 경우는 광화문에서 태풍이 이제 지나갔다는 내용의 중계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부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물고 한 8초 정도 얼음 상태가 된 적이 있었죠. 머리카락을 바로 빼고 진행을 이어갔어야 했는데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른거에요. 앵커를 하면서도 실수가 잦아요. 특히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나 관계자들과 사인이 안 맞아서 생긴 실수도 많죠. 실수할 때 당황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욱 기억에 남아서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할 때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 배경지식이 정말 많이 필요한 게 사실이에요. 기자로서 사람들에게 어떠한 정보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어야 하고 일반인보다는 더 많이 알아야 하니까요. 부서가 바뀌면 소속 팀에 따라 관심 분야도 달라져야 해요. 그 때 적응하는 게 조금 힘들어요. 관련 부서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취재하기 바빠서 따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요. 그래서 저는 취재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곤 했어요. 어차피 정치부에 있는 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에 관여하는 사람이니까요.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배우는 과정이 가장 빠른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취재거리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 할 것은 무엇인지 떠올리면서 질문을 하는 거죠.


- 팩트를 전달하는 것 이외에 기자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사실 정보전달을 하는 게 기자의 가장 큰 역할이긴 해요. 그 전에,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궁금해 하는 지를 정말 많이 고민해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해야 하니까요.

 

한 편으로는 ‘기자의 갑질’, ‘기레기’ 등의 말을 듣곤 하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나 속상해요. 물론 자신이 기자라는 이유만으로 CCTV나 증거자료와 같은 정보들을 꼭 받아야하는 특권처럼 누리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기자는 사람을 설득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출 줄도 알아야 해요.

 

기자의 보여지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을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 뉴스를 취재하기 위해 겸손해지고 자신을 낮추며 남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해요. 초년기자 때는 왜 나한테 정보를 안 알려주는 지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겸손한 기자가 되어 취재를 위해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된다는 걸 느낄 거예요.


- 숙명여대 학우들, 기자를 꿈꾸는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많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스펙 쌓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해요. 스펙을 쌓기 위해서 인턴을 하고 또 인턴 지원을 위해 자격증과 영어 점수 취득에 노력을 기울이더라고요. 근데 정말 중요한 건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 두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인턴을 5번 하려고 했는데 2번 밖에 못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 있어서 겪었던 일들을 나만의 이야기로 만들면 그게 하나의 스펙이 되는 거죠. 면접에서 여러분을 평가하는 건 결국 여러분의 삶의 자세거든요. 여러분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연습을 한다면 정말 큰 스펙이 될 거에요.

 

기자를 꿈꾸는 친구들은 신문을 많이 읽어보고 뉴스도 정말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기자를 준비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이걸 많이 하지 못해서 후회됐어요. 기자의 특성상 세상이야기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신문과 뉴스가 도움을 많이 줄 거에요. 마지막으로, 숙명여대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실제로 사회에 나와 보니까 드러나지 않더라도 뛰어난 우리 동문들이 곳곳에 많이 계시더라구요. 여러분, 자부심을 가지세요!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신시아(행정학과16), 이아영(경영학부16) 16기 임솔(미디어학부 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