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마음을 꺾지 마세요”, KBS 예능 PD 안상은 동문
INTERVIEW
2818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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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새로운 것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직업이 있다. 바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재미를 책임지는 예능 PD이다. 안상은(경제학부03) 동문은 오늘도 아침에 스튜디오로 발걸음을 옮긴다. 스탠바이를 외치고, 패널들의 컨디션을 체크하며 촬영은 시작된다. 변화하는 시류를 즐길 줄 알고, 웃음과 재미로 시청자의 채널을 고정시키는 13년 차 예능 PD 안상은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아보았다.

 

[사진출처-스타in]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BS 예능국에서 PD로 재직 중인 안상은(경제학부03)입니다. 2007년에 졸업한 후 1년 정도 학교 언론고시반인 명언재에서 공부했습니다. 이후, 2009년 KBS에 입사해 지금까지 예능국에서만 13년 동안 일하고 있습니다.

 

2. 그렇다면, KBS가 동문님의 첫 직장인 셈이네요.

 

네, 처음 입사해서 쭉 KBS에 있었던 거니깐요. 그래서 맡았던 프로그램도 정말 많아요.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예체능’, ‘1박 2일 시즌3’, ‘나훈아쇼’, ‘불후의 명곡’ 등등.. MC 중에서는 유재석 씨하고만 같이 안 해보고 다 해본 것 같아요.(웃음)

 

3.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이 어떻게 기획되고 방영되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보통 상반기와 하반기에 혹은 수시로 기획안 공모를 해요. 기획안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그중에서 뽑히고 발표도 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 회사 내부적으로 선정됩니다. 기획안이 선정되면 섭외가 시작되는데, 섭외와 기획이 거의 비슷하게 시작돼요. 보통은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기간이 2달 정도 밖에 안 걸려요. 엄청난 대기획이 아니고서는 보통 방송일 날을 기준으로 2달 전쯤에 촬영하고 편집해서 첫 방송이 방영되는 타임스케줄 형태를 띠어요.

 

 

4.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을 구성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럼요. 그것도 관건이죠. 다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아요. 요즘은 방송을 많이 제작하는 추세이고, OTT, 유튜브도 있어서 원래 방송하던 스태프들이 많이 빠져나갔어요. 그래서 요즘은 스태프를 꾸리는 것도 쉽지 않아요.

 

5. 동문 님의 프로그램 촬영 당일, 하루 루틴이 궁금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은 VCR 영상을 먼저 촬영한 후, 스튜디오에서 MC들이 그 영상을 함께 보며 코멘터리를 다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보통 격주로 촬영하는데, VCR 담당 피디와 작가들이 촬영해서 공유하면, 스튜디오에서 MC분들하고 녹화하는 스케줄이에요. 오전 9시 반쯤 스탠바이해서, MC분들과 인사하고 컨디션 체크하고, 10시쯤 녹화 들어가요. 하루에 VCR을 대략 6개 정도 보며 촬영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요.

 

 

6. 요즘은 방송국에서도 유튜브 자체 채널을 활성화할 만큼 유튜브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TV 예능과 유튜브 예능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 고민은 정말 매일 하는데요, 왜냐하면 TV PD인 제가 생각하기에 유튜브가 콘텐츠 접근성이나 다양성, 그리고 정보의 양이 더 많고 깊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방송이 가지는 차별점을 꼽자면, 더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제작한다는 것 같아요. 방송국 시스템에는 많은 의사결정 단계가 있어요. 말 그대로 검증의 단계가 많은 거죠. 출연자, 내용 등 프로그램의 각 요소들이 사회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또는 개인의 이익에만 부합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고민을 많이 해야 해요. 덕분에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사실은 그게 TV 예능의 장점이라고 느껴져요.

 

7. 고민 상담, 노래 경연, 운동, 여행 등 다양한 주제의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셨는데, 앞으로 기획해 보고 싶은 주제의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남들이 안 해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은 확실히 드는 것 같아요. 주제가 됐든 방식이 됐든지 간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은 것 같아요.

 

8. 13년 차 KBS 예능국 PD로 일하시면서, 힘든 순간도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의도한 것이 다르게 해석되거나 전달이 잘 안 될 때 힘들었어요. 커뮤니케이션은 저희가 하는 업무잖아요. 프로그램이 기획되는 과정에서 PD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해요. 왜냐하면 PD의 결정대로 진행하게 되거든요. 근데 제 생각이 항상 정답은 아니니까 이걸 고집하면 결과물이 이상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어디까지 수용해도 될지, 어디까지 제 의견을 밀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고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되죠.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더 많이 경험을 하는 거예요.(웃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균형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13년이 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9. 동문님도 일종의 직업병이 있으신가요?

 

영상물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게 직업병인 것 같아요. 제작 환경을 잘 아니까, 환경을 벗어난 제작물이 나온 걸 보면 되게 경이로워할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는 ‘어떻게 저게 가능했지’ 생각하면서, 수소문해서 물어보기도 해요.(웃음)

 

10. 이번에 SM-Bridge 멘토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이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젊은 세대의 학생분들과 많이 소통해 보고 싶어서 결정하게 되었어요. 저는 항상 젊은 세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야 하는 직업이니깐요. 근데 이제는 정말 만나기조차 쉽지 않아요. 의외로 방송국에 젊은 분들이 잘 안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SM-Bridge는 제게 말 그대로 브릿지에요. 저는 방송 분야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우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줄 수 있고, 저는 학우들을 통해 젊은 생각들을 들을 수 있으니까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거 같아요. 제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너무 고마운 일일 것 같아요.

 

11.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방송국 PD가 갖추어야 할 역량과 태도는 무엇인가요?

 

PD는 다 갖춰야 해요. 삼성전자 권오현 전 부회장님께서 쓰신 <초격차>라는 책을 보면, 리더는 다 갖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거든요. 너무 공감이 되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의 위치나 자리가 바뀜에 따라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지거든요. 처음에 입사할 때, 시험을 치고 들어오는데 그 시험을 친 나와 입사한 나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너무 다른 거예요. 그 과정에서 충격도 받고 상처도 받았어요. 근데 이제 어느덧 메인 PD도 되고, 앞으로 CP도 되면, 그때마다 자리가 바뀌면서 제게 또 다른 역량이 요구될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태도를 물으신다면, 집요하고 목적의식이 분명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마인드컨트롤도 중요해요. PD라는 직업이 자존심 상할 일이 많거든요. 정성껏 작성한 기획안인데, 재미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방영까지 한 프로그램인데 시청자 반응이 미미할 수도 있으니깐요. 그러한 과정에서 멘탈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해요.

 

12. 예능 PD를 꿈꾸는 많은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전하는 마음을 꺾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시험을 준비할 때 저도 곁에 많은 동료들이 있었어요. 근데 막연하니까 중간에 많이 그만두기도 했어요. 꿈이 있다면 도전해 보는 게 좋은 직업이에요. 재미가 있거든요. PD라서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요. 그리고 예능이라는 분야는 계속 변해요. 예능은 시대의 흐름을 많이 따르니까, 변화를 많이 즐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한 건, 힘들지만 정말 재미있는 직업이라는 거예요.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이지연(역사문화학과 20)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