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다시, 봄′ 따뜻한 선율로 위로 전한 음악치료대학원 학우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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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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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큰 아픔을 겪은 이태원에서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따뜻한 선율이 최근 울려 퍼졌다. 음악만이 가진 힘으로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우리대학 음악치료대학원 학생들의 연주였다.

 

이태원 다시, 봄 음악회는 음악을 통해 이태원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지난 4~5월 6호선 녹사평역 내에서 진행됐다. 이태원을 치유의 공간으로 물들인 음악치료대학원 학생들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아봤다.



 

1.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음악치료대학원 임상음악치료학과 4학기 재학 중인 50기 장시온, 김수현, 3학기 재학 중인 51기 홍정빈, 배혜진입니다.

 

2. 이번에 참여한 이태원 다시, 봄 음악회가 어떤 공연인지 소개해주세요.


이 음악회는 아픔을 겪은 이태원이 다시 일어나서 치유, 위로, 상생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개최됐어요. 음악치료대학원생들이 다양한 악기와 노래를 준비해 시민들께 위로를 전했습니다. 우리 총장님과 용산구 부구청장님도 오셔서 응원해 주셨어요.

 

3. 이번 음악회만의 특징은 무엇이었나요?


음악회는 녹사평역에서 버스킹 형식으로 열려서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갔어요.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면서, 연주자와 관객이 소통하며 연주를 진행했어요. 버스킹 특성상 관객이 고정되지 않다 보니, 즉석에서 함께 무대를 꾸며 나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4. 학우분들은 음악회에 어떤 계기로 참여했나요?


홍정빈: 저희는 대학원에서 치료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인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치유와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인 음악을 활용해 이 사회에 조금이라도 위로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했습니다.


배혜진: 저는 비전공자라 음악적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관객으로 자리했습니다. 그러나 음악적 기술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 이후에 연주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집이 이태원과 가까워 사고 당시 상황을 소리로 들을 수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심리적 역동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그분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순 없어도 조금이나마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5.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무엇인가요?


김수현: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하며 웃음을 짓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 미소에서 음악이 주는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저희가 음악회에서 '슈퍼스타'라는 곡을 연주했는데, 후렴구 부분에서 시민들과 함께 징글 스틱이라는 악기를 활용해서 무대를 꾸몄어요. 모두 함께 징글 스틱을 흔드는 모습에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배혜진: 저는 외국인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기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이 작은 순간에도 위로와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또 저희는 노래가 가지는 의미를 충분히 공부하고 음악회를 구성했기 때문에 연주하면서 저도 치유 받는 기분이었어요.

 

6. 이전에도 이런 음악회에 참여하신 적이 있나요?


저희는 이런 형태의 음악회에 처음 참여했습니다. 선배들이 군부대, 병원 등에서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음악회 지원을 나간 적이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행사가 많이 진행되지 못했어요. 코로나가 잠잠해진 만큼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생겨 음악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 많은 사람이 기쁘고 슬플 때 음악을 통해 더 행복해지거나 위로받는다고 하는데요. 음악치료대학원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장시온: 중학생 때부터 음악치료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음악은 저에게 언제나 소중한 존재였고 삶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음악만이 주는 힘, 사람만이 주는 힘을 느꼈어요. 이 힘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김수현: 음악이 좋고 사람이 좋아서 진학하게 됐어요. 아름다움에 대한 반응을 유발하는 예술적 도구로서의 음악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픔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입학 후 다양한 치료 접근법과 이론을 배우고 직접 경험해 보니 음악치료가 단순히 마음이 편해지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음악치료라는 학문에 더 매료됐습니다.

 

배혜진: 저는 대학원 진학 전에 통합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했어요. 특수 아동은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힘든데 함께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악기 연주를 하는 순간만큼은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상동 행동(같은 동작이나 말을 목적 없이 반복하는 것), 부적응 행동이 줄어드는 게 보였어요.

코로나로 한창 사회가 단절된 시기에 소방관, 간호사분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노래 선물을 했는데, 이런 경험 덕분에 아이들이 더 큰 사회에 나갔을 때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면서 더 많은 아이에게 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음악치료 공부를 결심했습니다.




8. 음악치료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보통 음악치료는 클래식 노래만 감상한다는 오해가 있는데요. 음악치료는 수동적으로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악기를 연주하고 곡도 만드는 여러 작업이 있어요. 예를 들면 노래를 개사하면서 그들만의 노래로 작업을 하고, 다양한 악기를 자신의 순서에 맞춰 연주하면서 집단에서 하나의 역할을 해내는 성취감을 주는 치료도 있어요.

 

9. 음악치료대학원에 진학하려면 꼭 학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해야 하나요?


음악치료사는 대학원 진학 후 학교의 커리큘럼대로 공부해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따기 때문에 꼭 전공자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적인 음악과 과학적인 치료 개념이 결합한 학문이기에 클래식 음악 전공자뿐 아니라 아동복지학과, 사회복지학과, 상담전공, 신학과 등 비전공 학부 출신도 많아요.

 

10. 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의 자랑도 해주세요.


국내 최초 음악치료대학원이라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음악치료사 역할을 훌륭히 하는 선배님도 많고, 임상 경험이 풍부한 교수님에게 최고의 커리큘럼으로 배울 수 있어요. 교수님들과 선후배 간의 소통이 긴밀하게 잘 이뤄져서 점점 탄탄한 커리큘럼이 돼 가는 것 같아요. 또, 실습을 3학기 동안 나가고 6개월간 인턴 경험도 하다 보니 현장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어요.

 

11. 대학원 졸업 후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홍정빈: 실습 현장에서 다양한 대상군을 만나며 많은 임상 경험을 하고 싶어요. 지금 음악치료를 공부하는 것이 제 인생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박사 과정까지 해보고 싶네요.

 

배혜진: 졸업 전까지 정신과 성인 실습이랑 인턴이 남았는데 모두 잘 마치고 아동 병원에서 일하고 싶어요. 음악치료대학원에 오게 된 이유가 특수 아동을 가르치면서 느낀 음악이 주는 힘인 만큼 아이들을 치료하는 일을 하면서 그 힘을 다시 느껴보고 싶네요.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분명히 한계를 느끼는 순간들이 올 텐데 그때 박사과정을 통해 부족한 지식과 학문을 보강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유정희(경영학부 21), 22기 김선형(정치외교학과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