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언니처럼 친근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어요” 미디어회사 비디오 빌리지 PD 김현경, 임윤정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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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4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9753/artclView.do?layout=unknown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누구나 간편한 휴대기기로 영상을 찍고, 편집해 유튜브에 올릴 수 있다. 기존 미디어의 문법을 뒤집은 혁신적인 변화로 인해 영상 콘텐츠를 창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고,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콘텐츠 제작자들도 대거 등장했다.

우리대학 미디어학부를 졸업한 김현경 동문(미디어16졸)과 임윤정 동문(미디어16졸)도 이러한 크리에이터다. 이들은 1인 미디어의 개발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비디오 빌리지’에서 빈PD와 엘PD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남녀가 다이어트 운동을 바꿔 해본다면’, ‘권태기를 극복한 오래된 연인의 특징’ 등 우리가 한번쯤은 궁금했을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영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재미와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소개한다.

    

- 먼저 본인과 현재 소속되어 있으신 비디오 빌리지, 그리고 주로 만드는 콘텐츠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현경 동문(이하 빈PD), 임윤정 동문(이하 엘PD): 안녕하세요,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09학번 임윤정, 10학번 김현경입니다. 우리 둘 다 지난해 졸업했습니다.


빈PD: 저희가 일하고 있는 '비디오 빌리지'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Multi Channel Network)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회사입니다. 경쟁력을 가진 1인 방송진행자들, 또는 크리에이터들 지원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소속된 1인 미디어 제작자는 60팀 정도이고, 구독자 1,800만명, 월간 조회수 1억 3,000만회에 달할 정도로 메이저 회사에요. 현재 비디오 빌리지에는 ‘걸스빌리지’, ‘보이스빌리지’, ‘스튜디오V’ 총 세 개의 채널이 있는데 처음엔 엘 PD와 둘이서 걸스빌리지 채널을 운영하다가, 현재 저는 스튜디오V를, 엘PD는 걸스빌리지를 운영 중입니다.

    

엘PD: 걸스빌리지는 10~20대 뿐만 아니라 30~40대분들도 좋아해주는 걸 지향하고 있어요. 현재 구독자 수는 56만 명 정도이고,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해석남녀’와 ‘비글녀’입니다. ‘해석남녀’는 저와 빈 PD, 다른 PD님과 함께 세 명이 만든 프로그램이고, 저희 회사 대표 장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도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많이 유명해졌고요(웃음). ‘비글녀’는 여자 세 분이 나와서 매 회 새로운 주제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두 프로그램이 실제 TV 방송 프로그램에 가장 가까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죠.

    

빈PD: 스튜디오V는 자극적인 메시지보다는 좀 더 새롭고 신선하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채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채널입니다. 주로 우리 주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 크리에이터가 되기로 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빈PD: 저는 중학생 때부터 PD를 꿈꿔왔어요.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를 보면서, 예능이지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죠. 숙명여대에 입학한 후에는 교육방송국 SBS에서 2년 반 동안 영상 기획, 편집 등을 하면서 ‘이게 내 천직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죠. 그 후에는 자연스럽게 비디오빌리지에 입사해서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하게 되었어요.

    



엘PD: 저는 원래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 입학 당시에는 ‘기자를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숙명타임즈에 들어가 편집장을 하면서 2년 반 정도 이 일을 하다가, 글 외에도 더 열린 매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즉, 글이 2D라면 3D는 영상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영상 공부와 함께 관련된 인턴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한번은 2012년에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영상 제작 인턴을 했었는데, 당시 저는 드라마를 정말 찍고 싶어서 관련된 기획안을 제출했었어요. 처음에는 ‘포털 사이트에서 드라마를 연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재정 상 힘들다’는 말을 들었지만, 저는 정말 하고 싶은 마음에 시나리오 제작이나 배우 모집 등을 스스로 하겠다고 했었죠. 그렇게 해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찍었고, 그 시기가 웹드라마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었죠. 그 후에 이러한 웹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이쪽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 크리에이터 내지는 PD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과 힘들었던 일, 혹은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빈PD: 처음 회사를 들어왔을 땐 인지도도, 구독자도 정말 적었어요. 하지만 2년 동안 많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구독자가 50만 명이 되었을 때가 가장 뿌듯했어요. 해석남녀를 시작하면서 저희가 직접 출연도 하기 시작했는데, 제작자가 일반인임에도 기획이나 편집이 재미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길가다가 사람들이 알아봐주실 때에도 정말 감사하면서도 뿌듯해요.

    

엘PD: 저도 비슷해요. 구독자뿐만 아니라, 사실상 해석남녀 프로그램이 '걸스빌리지'를 지탱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처음으로 기획하고 편집했던 프로그램이기도 해서 더욱 애착이 가요. 처음 예고편을 만들어서 회사에 보여줬을 때 내부 직원 분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200만 뷰를 넘은 영상이 해석남녀에서 나오기도 해서 굉장히 뿌듯했어요.

    

빈PD: 힘들었던 일은, 굳이 하나를 꼽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엘PD: 사실상 PD 일이 굉장히 힘들죠. 최소의 인풋(Input)으로 최대의 아웃풋(Output)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일이 힘들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오히려 반대로 보람차다고도 할 수 있어요.(웃음)

    

- 1인 미디어 제작에 관심이 있는 숙명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빈PD: 스스로가 콘텐츠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상하는 게 있으면 일단 많이 찍어보세요. 이제는 대단한 사람이나, 연예인들만이 영상을 찍는 게 아니에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영상을 찍고, 구독자들과 소통합니다. 개인 채널을 만들어서, 영상을 찍어보고, 편집하고 하다보면 그게 또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생각해요.

    

엘PD: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저도 드라마 PD를 지망해서 명언재에서 공부한 적이 있었어요. 그 곳에서 공부할 때 MBC에서 PD 한 분이 오셔서 조언을 주신 적이 있어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 '글만 쓰지 말고 직접 찍어보라'였어요. PD는 할 말을 자신의 콘텐츠로 풀어내는 사람이잖아요.

    

편집 작업 중인 빈PD


빈PD: 확실히 뭔가 많이 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교육방송국 SBS에서 활동을 했어요. 할 일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아 이게 내가 할 일이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엘PD: 저는 대외활동을 많이 했어요. 영화 기획이나 마케팅쪽 등에서 많이 경험을 쌓았어요. 이 쪽 분야는 당장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해요. 뭐라도 경험해 봤어야 실수를 덜 하거든요. 요즘은 휴대폰으로도 양질의 영상을 찍을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Do it!이라고 말 하고 싶어요.

    

편집 작업 중인 엘PD


-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빈PD: 주로 편집을 합니다. 일주일에 한 개의 콘텐츠를 만든다면, 제작기간이 보통 2-3일정도 소요됩니다. 나머지 날에는 촬영을 하거나, 기획을 해요. 영상은 시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는 편이예요. 요즘엔 기획단계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엘PD: 저도 마찬가지예요. 주로 편집을 합니다. 시간을 쪼개 써야 해요. 제가 제작중인 ‘걸스빌리지’는 자막이 굉장히 많아요. 자막을 넣는 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든요.

    

- 크리에이터가 직업으로서 가지는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빈PD: 연예인들이 선망의 대상이라면, 크리에이터는 약간 옆집 언니같은 친근함이 있다고 할까요.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요. 저희는 언제나 구독자들과 소통합니다. 저는 거기서 매력을 느껴요.

    

엘PD: 크리에이터는 일상을 공유하고 리뷰한다는 점에서 오피니언 리더라는 생각을 해요. 항상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죠. 모든 것을 혼자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요. 촬영과 동시에 출연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껴요.


- 마지막으로 숙명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빈PD: 저는 비디오빌리지에서 2년간의 여정을 곧 마치겠지만, 앞으로도 디지털미디어 쪽에서 일할 거예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중이예요. 김연수 작가님이 쓴 글 중에,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라는 문장이 있어요. 저는 여기서 문학을 바꿔서, ‘나는 왜 영상을 하는가’가 제 소개글이었어요.

    

엘PD: 저는 명언재에서 공부하면서, 합격 소식이 잘 없어서 자주 자책하곤 했어요. '나는 안 되나?'라는 생각도 자주 들고, 노력이 실현이 안 되니까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기다리면 자기 일을 하게 된다는 거예요. 저는 무조건 여기서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빈PD: 맞아요. 어디서든 노력에 대한 보상은 주어져요. 경험 해보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이윤정(영어영문학부15), 16기 박희영(식품영양학과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