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과 평범함 속의 특별한 이야기를 함께 공감할 때 행복해요” 프리랜서 아나운서 손보련 동문
INTERVIEW
7065
2018.03.15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8154/artclView.do?layout=unknown

때로는 경기장에서, 때로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 속에서, 시청자와 더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방송을 통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손보련 동문(경영15). 손 동문은 MBC스포츠플러스 기자, KTV 국민방송 아나운서 그리고 국방일보 칼럼 연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있다.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지금도 끊임없이 자신을 연구하고 새로운 경험에 직접 부딪쳐보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손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손보련이라고 합니다. 경영학부 09학번이고, 영어영문학을 복수전공했어요. 벚꽃피던 교정이 그립고 날씨 맑은 날 순헌관에서 봤던 남산타워 생각이 나네요. 입학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학번 느낌이에요.

 

-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전 지금도 그렇지만 학창시절에도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었어요. 무엇이든 제 오감을 새롭게 깨울만한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신선한 경험은 영감을 주고 그 영감으로 앞으로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죠. 두 달간 혼자서 유럽 배낭여행을 했고, <마케팅 사례와 이론> 수업에서 만들었던 새로운 브랜드를 토대로 학교 앞에 과일 카페를 차릴 계획도 했었어요. 아무도 못 말리는 경험주의자이자 도전 주의자였죠.(웃음)

 

- 재학생이실 때도 방송과 진행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언론에 발을 들이게 된 큰 계기는 재학 중에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통신에서 일하게 되면서였습니다. 로이터 한국 지사는 인턴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졌어요. 현장에 직접 나가서 상황을 보고하고 인터뷰도 직접 진행했어요. 역사적인 현장에 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고 감격스러웠죠. 그 당시에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미 FTA 반대 시위에서 불타는 버스를 목격했고, 시위대에게 멱살이 잡혀 목숨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소용돌이치는 그 시위대 인파 속에서 깔릴 뻔한 적도 있으니, 참 파란만장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현장은 최고의 배움터였어요. 이런 소중한 기자 생활 덕분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다른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죠. 이 활동을 계기로 사회에 의미 있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고 방송을 생각하게 됐어요.

 

- 교내외 활동을 활발히 하셨다면,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중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활동이 있나요?

 

저는 리더십그룹 덕을 정말 많이 본 학생 중 한 명이에요. 숙명여대 홍보대사 앰배서더로 활동했어요. 외국어 팀장까지 총 2년 반 동안 활동했는데 개인적으로 참 많은 성장을 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숙명여대에는 참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요. 그런 프로그램을 많이 활용하면 알찬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리더십 그룹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앰배서더 후배가 된다면 참 좋겠어요.(웃음) 앰배서더에서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매너와 규칙을 배우고 학교를 위해 봉사하며 애교심을 키울 수 있어요. 그리고 열심히 활동한다면 장기적으로 본인을 잘 어필하고 PR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되죠. 학생이 그 집단을 대표해서 봉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책임감과 의무를 갖게 해요.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그 길을 뚫고 끝까지 활동한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거로 생각합니다.

 


 

- 아나운서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처음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팔방미인만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생각만 갖고 있던 차에 연탄 봉사하러 갔어요. 혹한의 겨울이었는데 연탄을 싣고 독거노인이 계시는 곳까지 올라가는 그 길이 참 길고 멀었어요. 이런저런 생각 끝에 갔을 때 이런 마음가짐으로 봉사하러 왔던 제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정말 작은 쪽방에서 보온 기구 하나 없이 지내는 모습에 울컥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한 할머니께서 당신 인생의 TV 하나라며 그것마저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방송과 언론의 화려함만을 떠올리고 좇으려 했던 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알맹이는 감추고 그 포장지에만 혹했던 건 아닌가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그래서 더 진지하게 그때부터 아나운서를 생각하게 됐어요.

 

-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경험이 너무 짧아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하기 부끄럽지만, 짧은 경험으로 미루어 보자면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내가 어떤 성격인지, 장단점은 뭔지, 왜 방송을 하고 싶은지,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등이요. 사실 우리는 본인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 아나운서 과정이 재밌으면서 힘든 것 같아요. ‘나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해요.

 

- 아나운서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즐거움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지요.

 

방송하면서 느꼈던 부분이 시청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됐을 때 가장 기쁘죠. KTV 국민방송에서 프로그램 진행할 때였는데요, 청년들의 창업을 응원하고 그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배운 점이 많아요. 그들이 얼마나 많이 고생하고, 미래를 위해서 청춘을 치열하게 보내는지 직접 보니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넉넉지 않은 형편에 나이도 어리고 모든 일을 몸으로 부딪치는 모습에 멋지고 당차다는 생각을 했죠. 방송이 나가고 나서 연락이 왔는데 참 고맙다는 말씀을 하더라고요. 본인이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 확신이 없고 고민이 될 때, 이런 계기를 통해 정신 차리게 됐다고. 그리고 인터뷰 과정에서 참 솔직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요.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게시판에도 적혀있었습니다. 한 주부가 프로를 보면서 코끝이 찡했다며, 아들 같은 사람이 고생한다고 가능하면 후원을 해주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었어요. 이럴 때 참 방송하기를 잘했고, 복 받았다고 생각했죠.

 


 

- MBC 스포츠 플러스 기자로 활약을 하시다가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자에서 다시 아나운서로 전향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직 저도 방향을 찾는 중입니다. 기자와 아나운서는 그 역할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한 주제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기자 업무보다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카메라 앞에서 대화하는 게 더 좋았습니다. 기자는 현장과 더 가깝고 아나운서는 시청자와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 사는 이야기, 평범한 이야기 속에 특별함을 찾는 일이 행복합니다.

 



- 국방부 인성교육 콘텐츠 청춘 책방이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셨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점이 있으신가요? 장병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숙명의 후배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가 있으신가요?

 

박재희 교수가 쓴 <3분 고전>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이 책은 매일 아침 출근길을 밝혀주었던 KBS 라디오 <시사 고전>의 박재희 교수가 그동안 방송되었던 [3분 고전]을 엮어 펴낸 책입니다. 딱딱하고 진부한 고전의 이미지를 깨뜨리고, 쉽게 쓴 책이에요. 저는 하루에 다 읽지 않고 고민이 있거나 막힌 기분이 들 때마다 찾아서 읽었어요. 그 과정에서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깨우치고 내가 했던 고민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됐습니다. 과제, 시험, 팀플 활동, 인턴 등 대학생 때 전쟁같이 바쁘잖아요. 현대인들에게 든든한 아침밥과 같은 마음의 양식이 되어줄 것 같아요. 더 나아가 나를 경영하고, 인간관계를 경영하고, 인생을 경영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고전을 너무 어렵게 생각 말고 가랑비에 젖듯 조금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동문님의 향후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이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더 많은 이에게 제 목소리와 생각을 전하는 일입니다. 뚜렷하게 정해진 길이나 질러가는 지름길은 없지만, 제가 가는 발걸음이 모여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앞으로도 내 가슴을 진짜 뛰게 할 일, 세상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끊임없이 찾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숙명의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도 아직 제 길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가’, ‘내가 무슨 일을 할 때 가슴 뛰게 설레는가에 대해 학생들이 깊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이 부분은 집에 가만히 앉아 고민만 한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많이 부딪쳐 보고 사람들도 만나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첫 페이지에 적힌 숙명’, 이제는 진심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찾는 게 인생의 남은 숙명이지 않을까요?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이아영(경영학부16), 16기 임솔(미디어학부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