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북한 문제 함께 알아봐요” 북한 인권동아리 H.A.N.A.
INTERVIEW
4424
2018.06.26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9247/artclView.do?layout=unknown

올해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역사적인 한해가 될 전망이다. 한동안 단절됐던 양국의 교류가 평창동계올림픽, 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정상화되고, 무엇보다 분단 70년 만에 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고 있다. 우리의 상상보다 빠르게 다가온 해빙무드 속에서 그동안 잊혀졌던 북한 주민들의 삶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대학 동아리 H.A.N.A.는 북한 주민들의 삶과 그들의 인권 실태에 대해 공부하는 북한 인권 동아리다. 벌써 결성된 지 10년이 넘은 이 동아리는 새터민들과 우리나라 사람들 간의 경계를 허물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통일시대, 우리 곁으로 한층 가까이 다가온 북한에 대한 H.A.N.A. 부원들의 생각을 듣고자 숙명통신원이 취재에 나섰다.

 


H.A.N.A. 활동을 이끌고 있는 장수정, 구주은, 최수지 학생(사진 왼쪽부터)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구주은(이하 구): 안녕하세요, 저는 H.A.N.A. 동아리 12기 회장이고, 경제학과 17학번 구주은입니다.

 

장수정(이하 장): 저는 부회장이고, 글로벌협력전공 17학번 장수정입니다.

 

최수지(이하 최): 저는 지난 학기에 회장으로 활동했었던 정치외교학과 16학번 최수지입니다. 현재는 대외협력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어요. 또한 저는 서울권 통일 대학생 연합동아리(통대동)에서 3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 H.A.N.A.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 저는 중학생 때 새터민과 함께 하는 남북통일 캠프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요.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과 함께 참여했고, 그 캠프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북한 인권에 대해 처음 알게 되면서 충격과 동시에 많은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대학에 입학한 뒤 동아리 활동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우리대학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H.A.N.A. 북한 인권동아리에 대해 알게 됐는데, 처음에는 북한 인권이라는 주제가 신기했어요. H.A.N.A.가 연합동아리이기도 하고(웃음), 많이 궁금하기도 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 저는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면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앰네스티 활동을 했었는데, 어느 날 유튜브 사이트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된 영상을 본 것이 너무 인상 깊었죠. 그때 이후로 북한 인권을 위해 힘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북한의 인권 실태를 우리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 H.A.N.A. 부원들은 이 동아리가 2006년에 창설된 이후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정치외교학과에서 모의 유엔 활동을 주최하는데, 초창기 때 했던 모의 유엔 주제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였어요. 그때 참여한 선배들이 북한의 인권 피해 실태가 심각하다고 느껴서 이 동아리를 창설했고 그 이후로 꾸준히 학생들에게 북한 인권에 대해 알리고 있습니다. 몇 개의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면 우리 동아리에서 탈북민과의 간담회를 진행했어요. 북한 인권 학생 연대 활동도 했었고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탈북민들의 세세한 증언을 듣기도 했고요.

 

: 특히 이번 학기에는 학교에서 북한 인권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이 활동 외에도 남북 현황에 대해서 페이스북 페이지와 다양한 SNS로 널리 알릴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북한 인권에 대한 저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예요.

 

: 저희가 처음에 활동했을 때 NKDB라는 북한 인권 정보센터 단체에서 방문해주셔서 인권은 앎이다라고 말해준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1학기에는 동아리에서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에게 직접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스터디 활동도 병행해서 북한 인권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있나요?

 

: 최근에 했던 응어리 초콜릿 캠페인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어요. 3주 정도 하는 캠페인이었는데, 직접 현수막, 스티커, 초콜릿을 만들었어요. 석가탄신일에는 모두 모여서 10시간 동안 아몬드를 직접 볶아 2만 개의 아몬트 초콜릿을 만들었는데 이걸 일일이 다 봉지에 담았죠. 스티커가 당장 필요한데 갑자기 업체 측 사정이 안된다고 해서 전날 직접 가서 픽업을 하는 등 사건, 사고가 너무 잦았고 엎어지는 일도 많았어요.

 

: 부원이 16명인데 전부 다 이 캠페인에 헌신했어요.

 

: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정말 다 같이 열심히 한 경험 덕분에 서로 더 끈끈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 북한 주민의 인권 침해 사례 중에 가장 인권 침해가 심한 경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제가 듣기로는 북한 쪽에서는 저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용소 안에서의 폭행이나 가혹행위들이 많다고 해요. 특히 여성들의 인권 침해가 심한데, 북한 여성들이 탈북하는 과정에서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고, 탈북 가정에 있는 여성들의 인권 침해가 정말 심각하다고 하더라고요.

 

: 중국으로 넘어가는 탈북민의 경우, 탈북하면 완전 미망인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이 중국 남성에게 팔려간다고 해요. 어떤 경우는 장애인에게 팔려갔는데, 발이 묶인 채로 감금을 당하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더라고요. 또 다른 경우는, 성관계를 거부할 경우 중국 남성이 또 다른 남성에게 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해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일들이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사회에서 겪고 있다는 거죠.

 

: 우리나라에 탈북민이 3만 명 정도 있다고 하면, 아직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거의 10만 명은 넘는다고 해요. 중국 정부에서 이분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줘야지 외부의 도움도 받을 수 있는데, 중국에서는 아예 탈북민들을 잡아서 북송하거든요. 사실상 난민인데 여전히 보호를 못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같은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 일단 북한이 폐쇄된 국가이기도 하고, 직접 우리가 북한에서 경험할 방법이 없잖아요. 대학생으로서는 계속해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두고, 실태를 알리는 게 최대한의 방법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북한 주민들은 맨날 못살고 가난하다는 이미지가 부각이 될까 봐 저희가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미국의 북한 인권단체인 링크(LINK)에서는 탈북민의 구출을 도우면서 정착하는 개개인이 주체가 될 수 있게끔 힘쓰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러한 사례를 보고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북민들 한 명 한 명의 잠재력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응어리 초콜릿이라는 걸 수제 제작하고 이로부터 얻은 수익금을 북한 성고문 피해 여성 후원 프로젝트에 전액 기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이 캠페인은 사실상 북한 여성 인권 캠페인이었어요. NKDB 북한 인권정보센터에서 카카오 스토리 펀딩을 열었는데, 북한에서 성고문 피해를 받고 온 여성 분들의 스토리를 만들어서 그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죠. 우연히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발견되어서 바로 시작하게 됐어요.

 

: 원래는 초콜릿 말고, 북한에서 자주 먹는 음식인 두부밥이라는 게 있었어요. 북한 주민들이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기업이 있었는데, 여기서 협찬을 받아서 파는 펀딩을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시설 문제도 있고, 당시 식중독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초콜릿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 이 시대 청년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H.A.N.A. 부원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주변에 있는 새터민 친구들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는 게 제일 의미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새터민을 통해 서로를 더 알아가고 그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알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어요.

 

: 사실 저희 주변뿐만 아니라 우리대학에도 새터민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들도 우리랑 똑같이 생활하고 있고 위화감이 전혀 없어요. 그렇기에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인권을 그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저는 탈북민들의 국적 회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 탈북민들이 왔을 때 우리는 한민족이니까 그들이 새로운 국적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적을 회복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해요. 탈북민에 거리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이번 여름방학에는 부원들과 다 함께 놀러 가기로 했어요.(웃음) 그리고 2학기에는 향수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향은 기억과 관련이 있잖아요. 그래서 탈북민들이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을 텐데 이를 에 담으려고 해요. 예를 들어서 오빠랑 바다에서 놀았던 냄새라든지 북한에서의 기억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향수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우리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저희 동아리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먼저 굉장히 감사드려요. 이번 기회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북한 친구 중 한 명이 아직 통일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아직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준비없이 통일될 경우 여러 가지 난관이 예상된다는 거죠. 저도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요.

통일은 사회 통합을 의미하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남한 사회를 각종 미디어로 접하고 있는 반면, 남한은 북한에 대해 그렇게 알지 못해요.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 우리 학생들이 봉사하기도 하는데 그런 활동에 더 관심을 갖고 호응해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비보호청소년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비보호청소년들은 어머니는 탈북민이고 아버지는 중국인인데 남한에 온 사람들이에요. 이들은 다문화 가정으로도, 그리고 탈북민으로도 인정이 되지 않아 아무런 정책적 보호 및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해요. 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남가은(소비자경제학과18) 임승희(앙트러프러너십18) 정세린(영어영문학부17)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