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꿈을 꾸는 사람들, 소그노 필름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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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9488/artclView.do?layout=unknown

과거 유튜브가 단순히 동영상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화장법이나 먹는 모습, 여행과 같은 일상을 나누는 공간이 됐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먹방, 화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뷰티 방송, 듣기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ASMR 방송 등 하나의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각양각색의 콘텐츠들이 매일 수도 없이 등록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의 등장에 따라, 유튜브 방송을 만드는 이른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숙명통신원은 우리대학 재학생들로 구성돼 유튜브 콘텐츠를 생성하는 모임, 소그노 필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먼저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지혜: 안녕하세요, 한국어문학부 15학번 오지혜입니다. 소그노 필름의 운영팀에서 장비 쪽을 맡고 있어요.

 

허휘수: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프랑스문화매니지먼트 석사생 허휘수입니다. 현재 소그노 필름의 대외협력팀에 속해있고, 주로 기획안이나 제안서를 작성해서 협력사 측에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김은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어문학부 11학번 김은하입니다. 저도 소그노 필름의 운영팀에 속해있고, 마감 기한으로 사람들을 압박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김솔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어문학부 14학번이고, 소그노 필름의 대외협력팀에 속해있습니다.

 

- 소그노 필름의 뜻과 팀을 구성하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선 소그노 필름의 의미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소그노는 이탈리어로 꿈이라는 뜻이에요. 그 단어에 필름을 붙여 꿈을 꾸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요. 소그노 필름은 한국어문학부 학회에서 제작한 세상에 나쁜 애는 없다라는 웹시트콤을 촬영하던 친구들이 모여서 만들어졌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콘텐츠 제작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 소그노 필름을 결성한 거지요. 현재 소그노 필름은 한국어문학부, 홍보광고학과부터 체육교육과까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요.

저희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할 계획으로 웹시트콤 세상에 나쁜 애는 없다를 제작했는데, 이 콘텐츠만 올릴 수는 없으니까 각자 원하는 콘텐츠를 추가로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영상 콘텐츠 플랫폼에 더 친화적인 유튜브 채널도 만들게 됐고요.

 

- 현재 유투브 채널을 통해 올린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웹시트콤 세상에 나쁜 애는 없다’, ‘이슬talktalk’,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솔까말)’, ‘서울 사는 시인 (서사시)’ 등 하나의 장르로 묶을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소그노 필름이 추구하는 채널의 형태는 무엇인가요?

 

허휘수: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그노 필름은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채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그노 필름 내에는 기획과 제작이 가능한 인재들이 많아요. 그래서 1인 기획 및 제작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본인이 기획을 한 콘텐츠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책임감을 갖고 진행합니다. 또 리더가 없어서 각자가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활동하고 있어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 제작 횟수를 정해놓는 등의 구체적인 규칙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김솔비: 저희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드릴게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솔까말)’는 스낵 콘텐츠로 제작되었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의문들이나 얘기하고 싶었는데 말하지 못해서 속에 숨겨져 왔던 말들을 까놓고 말해보자라는 의도로 기획했어요. 처음엔 연애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이후 여러 사람들이 제작에 참여하면서 콘텐츠의 주제가 더욱 다양해졌어요. 앞으로는 연애 키워드에 집중해서 제작하려고 하고 있어요.

 

오지혜: ‘이슬talktalk’술을 마시고 나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재밌게 풀어보자라는 계기로 기획하게 되었어요. 쉽게 말하면 취중진담을 소재로 한 콘텐츠죠. 기획자가 술을 좋아하다보니 나온 건데, 아무래도 우리 또래가 출연하고 기획해서 그런지 20대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봐요.

 

김은하: 저는 서울 생활을 하며 느낀 20대의 고충을 웃기게 풀어보고 싶었어요. 그 생각을 바탕으로 세상에 나쁜 애는 없다(세나애)’를 기획하게 됐어요. 초기에는 단편적이고 웃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기획하며 대본을 쓰기 시작했죠. 제작을 위해 텀블벅으로 돈을 모았고, 그 외에 부족한 제작비는 제 사비로 메꿔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라서 더 애착이 가요.

 

김솔비: ‘서울 사는 시인(서사시)’ASMR 콘텐츠인데요. 서울에 있는 장소들을 거니는 시인의 느낌으로 제작하고 있어요. 서울의 소리들을 담은 ASMR 콘텐츠로, 카메라를 들고 계속 걸어 다니면서 장면을 찍어서 보여주죠. 다른 ASMR 콘텐츠의 경우에는 부스나 한정된 공간에서 많이 촬영을 진행하는데, 이 콘텐츠 같은 경우는 기획자께서 서울 곳곳을 이동하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이러한 감수성이 타 ASMR 콘텐츠와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 콘텐츠 제작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나요?

 

금요일마다 회의를 진행하는데, 그때 서로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면 좋을지 대화를 나누며 기획을 다듬어요. 나온 이야기 중에 괜찮은 주제는 구체적인 안으로 발전시키죠. 제작 과정에 있어서는 특정 콘텐츠 제작을 맡은 팀원들이 스튜디오랑 장비를 구하고, 출연자가 필요하면 배우를 섭외한 후 팀원 내에서 스태프를 자원하여 촬영을 진행하고 편집과 업로드까지 진행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본인이 원하는 콘텐츠는 본인의 주도로 제작하는 자급자족 시스템이죠.

 

-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오지혜: 아무래도 댓글이 많이 달릴 때, 조회수가 높을 때, 이 주제가 먹힐 때, 사람들의 반응이 좋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콘텐츠를 업로드하면 그걸 본 주변에서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고, 상대방의 웃음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허휘수: 저는 그런 것에도 보람을 느끼지만,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단순히 재밌다’, ‘잘 만들었다라는 반응보다는 공감한다’, ‘나도 그런 생각 해봤다라는 반응들이 더 좋더라고요.

 

김은하: 저는 편집을 다 마쳤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콘텐츠의 대한 반응은 딱히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김솔비: 저는 반응에 집착하는 편이에요.(웃음) 그런데 지난번에 조회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콘텐츠의 댓글창이 어지러워져서 그 댓글창을 닫았던 경험이 있어요. 제작을 처음 해봤고, 논란을 만들 의도로 제작한 건 아닌데 어떤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그렇다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솔비: 저희는 돈을 다 걷어서 사비로 제작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창업이나 창직에 관심이 많아요. 저희도 지원을 받을 생각으로 학교 공모전에 여러 번 참여했는데, 특정한 시제품이 아니라 일종의 온라인 콘텐츠이다보니 불리하더라고요. 영상을 사비로 제작하니까 장소 대여에서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학교 측에서 재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은하: 돈이 곧 조회수라는 것을 느꼈을 때요. 페이스북, 유튜브에 유료 광고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는 도달률이 달라져요. 저희가 자비로 광고를 넣어봤는데 확실히 돈을 투자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조회수가 다르긴 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의 콘텐츠를 보게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이런 벽에 부딪힐 때 가장 힘들죠.

 

허휘수: 기획자로서 힘든 점은 편집이 아닐까 생각해요. 영상을 편집하면서 내가 봐도 재미없는 부분을 모든 사람이 재미있게 보게 만들어야 하는 게 힘들죠. 또한, 기획자의 의도와 촬영한 영상물의 결과가 다르면, 그것을 기획자의 의도에 맞추기 위해 다시 편집하는 게 가장 힘든 거 같아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출연해주신 배우들께도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요. 가끔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 영상을 보는 시청자가 받게 될 상처는 없을까라는 고민도 종종 들죠.

 

오지혜: 저는 영상이나 콘텐츠 제작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전공생이 아니라서, 편집이나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조금 느꼈어요. 저희 팀에는 미디어 전공생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있어요.

 


소그노필름이 지금까지 유튜브에 등록한 동영상 콘텐츠들

 

- 가장 애착이 가는 시리즈가 있다면 어떤 콘텐츠인가요?

 

허휘수: 아무래도 본인이 편집한 시리즈가 가장 마음이 가지 않을까요?.

 

오지혜: 저는 세나애(세상에 나쁜 애는 없다)’ 시리즈요. 돈이 많이 들었거든요.

 

김은하: 맞아요, 저도 세나애. 밤을 새면서 촬영을 진행했어요. 5회차 촬영에, 배우와 스탭을 다해서 20명 정도가 제작에 참여했죠. 아직도 세나애 제작비 빚을 다 못 갚았어요. 몸이 정말 힘들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참고로 촬영감독한테 아직까지도 페이를 다 못 줬어요.

 

오지혜: 저는 세나애를 제작할 때 한국어문학부 학회 라온의 학회원이었고, 음향 스탭으로 들어갔는데, 저는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 특히 저는 6화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재미와 함께 사회적인 문제를 잘 다룬 것 같아요. 숏컷에 대한 편견에 대해 얘기하는 내용인데, 그 부분을 재치있게 잘 담았다고 생각을 해요. 세나애로 소그노 필름을 시작해서 많이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 실제로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기도 하나요?

 

유튜브에서 정한 수익창출의 상한선이 있어요.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기준인데요, 시청시간이 4000시간이 넘어야 하고, 구독자는 1000명 이상이어야 하죠.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에 있어서 사람들이 영상을 끝까지 잘 보지 않잖아요. 그래도 저희는 조회수 80만 건을 넘긴 콘텐츠가 있어서 유튜브가 정한 상한선을 다행히 넘겼어요. 그래서 유튜브 측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는데, 3개월째 끝이 안 나고 있어서 답답한 상태입니다. 아직까지는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얻은 적은 없어요. 네이버TV에서는 광고료를 통해 400원을 벌었어요. 현재는 수입보다는 재미, 즐거움, 열정으로 콘텐츠 제작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소그노 필름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김은하: 저는 재미. 콘텐츠가 재미가 없으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재미라는 게 단지 웃음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사람들이 각자 느끼는 재미가 다르니까요.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으니까 결국 콘텐츠의 가치조차 평가받을 수 없게 되잖아요.

 

김솔비: 아무도 안 보는 콘텐츠, 소비하지 않는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많이 보는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봐요.

 

오지혜: 저희가 페미니즘, 성소수자 등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만들 계획인데요. 예민한 주제이니 아직까지 구체화시키지는 않았는데, 여름방학 때 시간이 많아지면 그런 주제를 심도있게, 어렵지 않게 다루고 싶어요. 그것이 콘텐츠가 지닌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허휘수: 콘텐츠에 대한 철학을 처음 생각해보는 것 같은데, 저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촬영하는 사람도 중요하고, 찍히는 배우도 중요하고,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제일 중요하죠.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할지라도 찍는 과정에서 특정 대상을 힘들게 하거나, 제작물로 인해 오해를 받게 하는 콘텐츠는 싫습니다. 과정이 중요하고,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 소그노 필름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저희 팀원 모두가 여성이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에요. 이게 저희가 가진 하나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고, 꼭 만들어낼 겁니다. 구체적인 목표 중 하나는 구독자 100만을 달성하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채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큰 목표로는 MCN (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인 창작자들을 지원, 관리하며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이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가 플랫폼 자체가 되고, 창작자가 되는 거죠.

향후 계획으로는, 소그노 필름으로서의 수익을 모아서 사무실을 꼭 차리고 싶어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없어요. 저희는 보통 명신관 장소대여를 해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밤을 샐 땐 마땅히 있을 곳도 없어서 도서관에서 밤을 새기도 해요. 저희가 콘텐츠를 더욱 잘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저희들의 힘으로 만들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유튜브 채널 개설을 고민하고 계시는 숙명인들이 계시다면, 꼭 시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희도 미디어 비전공자들인데, 직접 해보니 비전공자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걸 느꼈고, 일단은 시도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유튜브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게 어렵고, 쉽지는 않지만, 직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아지셔서 같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상생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소그노 필름 구독해주세요! 다양한 콘텐츠들이 계획 중에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시고,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패널 참여의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오픈 카카오톡 혹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그노 필름 구독을 원하면 아래 주소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소그노필름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ognofilm/

 

취재: 숙명통신원 16기 임솔(미디어학부16), 17기 임서연(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학과17), 홍채영(영어영문학부 TESL학과18)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