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인들의 식탁에 ‘가치’를 선사하다, 식문화 프로젝트팀 <숙녀의 식탁>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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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6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62617/artclView.do?layout=unknown

‘1인 가구혼밥이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혼자 사느라 제대로 식사를 챙겨먹지 못했던 자취생들까지 일명 먹고사니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 인근 전통시장과 협력하여 숙명인들에게 건강한 한 끼를 선물하는 캠페인을 펼치는 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학과 재학생 네 명이 모인 <숙녀의 식탁>팀은 용문시장과 연계해 외식 산업에 사회적 가치를 결합하는 행보를 보이며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실현하고 있다. 캠퍼스 안의 작은 전통시장, 용용장터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식문화 프로젝트로 숙명인의 건강한 식탁을 책임질 <숙녀의 식탁>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예지(이하 장): 안녕하세요, 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학과 13학번 장예지입니다. <숙녀의 식탁>에서 콘텐츠 기획과 홍보물 제작을 맡고 있어요. 저는 빅팜컴퍼니, 계절밥상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식재료와 관련된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러한 경험들이 용용장터를 운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안효빈(이하 안): 안녕하세요, 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학과 15학번 안효빈입니다. 저는 <숙녀의 식탁>에서 회계와 행정업무를 맡고 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컨설팅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여러 외식업장을 방문했는데요, 1년 간 두 번의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외식 경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후 3, 4학년에는 공모전과 학회에 참여하면서 프로젝트성 캠페인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죠. 배움을 얻는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숙녀의 식탁>을 통해 그 바람을 이루어서 기쁩니다.

 

양은하(이하 양): 안녕하세요, 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학과 15학번 양은하입니다. <숙녀의 식탁>에서 SNS를 통한 홍보와 소통, 경영지원을 맡고 있어요. 저는 사회적 외식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오요리)에서 인턴을 한 경험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외식 사업을 융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숙녀의 식탁>으로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습니다.

 

- 팀 이름 <숙녀의 식탁>은 어떤 의미인가요?

 

<숙녀의 식탁>푸드 투어리즘과 큐레이팅이라는 전공 수업에서 만나 결성된 팀으로, 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학과 전공생인 장예지, 안효빈, 양은하, 정예지나 총 네 명으로 구성됐어요. 사업을 기획하며 팀 이름을 정할 당시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였던 최시한 교수님의 숙녀에게시에서 팀 이름을 차용했어요. ‘숙녀라는 워딩이 숙명인들에게 친근하고 힘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했고, ‘나의 주인은 나다라고 시작하는 시의 내용처럼 진취적인 의미를 담고 싶었죠. 내 식탁, 내 음식이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졌을까 생각해 보았을 때, 시간이나 환경으로 인해, 혹은 금전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숙명여대 학생들에게 먹는 것에 대해서 하나의 건강한 선택지를 제시해주고 싶었어요. <숙녀의 식탁>은 이러한 저희의 의지를 담고 있답니다.

 

 

- <숙녀의 식탁>을 소개할 때 새로운 식문화 프로젝트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데요,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팀이 꾸려졌을 때 전통시장의 물건을 알리고, 상인들과 소통하는 게 목표였어요. 근데 가까운 용문시장까지 버스로 15분 걸리더라고요. 학우들을 시장까지 오도록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한 점 때문에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됐고, 새로운 지역 유통망을 통해 학교 안에다 장터를 세워보는 건 어떨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전통시장의 상품을 가져와 20대 여대생의 기호에 맞게 변형시켜서 전통시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면 좋겠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식문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죠.

 

- 용용장터에서 생과일과 반찬, 떡 등을 선보인 점이 정말 신선했는데요. 이러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셨나요?

 

새로운 식문화를 경험시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게 과일품목이었어요. 제공하기도 편하고, 먹기도 편하다는 이유였죠. 또한 학교 주변의 슈퍼를 둘러봤을 때 과일 판매단위가 커 가격이 부담될 수도 있고, 한정적인 과일 종류로 학교 앞에서 생과일을 먹기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 끼로 먹을 소량의 생과일을 원하는 자취생이나 기숙사생의 니즈도 반영됐죠.

생과일 외에 반찬과 떡, 타르트도 판매하였는데요, 전과 떡은 용문시장에서 가져와서 판매했어요. 같이업 가치업 공모전 1기 때 당선됐던 시장소녀 팀의 새차미브랜드를 양도받아 본격적으로 진행했는데, 용용장터에서 두부플레이트를 맛보실 수 있게 한 후,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주문을 받아서 당일에 음식을 배송해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타르트의 경우에는, 전통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고 더 젊은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기획했어요. 대개 시장이라고 하면 전통적이고, 올드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이러한 점에서 전통시장에서 팔고 있는 상품들에 젊은 숙명인들의 기호를 반영하여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입 타르트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제철과일을 활용해 계절에 맞게 제공하고 있어요. 용문시장에서 재료를 산 후 다 저희가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장터에서는 증편 샌드위치를 새롭게 선보였어요. 샌드위치에서 빵 대신 술떡으로 더욱 건강한 샌드위치를 제공했죠. 어떻게 하면 전통시장의 원물들을 재해석해서 학생들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 같아요.

 

 

- 현장에 나가 학우들을 상대로 직접 용용장터를 운영하셨을 때, 준비과정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랐던 점이 있었나요?

 

과일 가격의 변동이요. 과일의 가격이 때때로 차이가 많이 났어요. 처음 장터를 열었던 8월 말에는 과일 가격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비싸져서 수익을 내기는커녕 적자가 났었죠. 물론 저희가 큰 수익을 바라고 용용장터를 운영한 것이 아니지만, 다음 장터를 준비할 수 있는 정도의 수익이 나야 지속적으로 용용장터를 열 수 있는데 오히려 적자가 나서 당황스러웠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과일 쿼터제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한국의 과일이 많이 자랄 때 외국 과일의 수입을 제한하는 법인데, 이처럼 직접 부딪히면서 한국의 농수산물 산업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 장터를 열었을 때, 오셨던 분이 또 오셨던 적이 있는데 굉장히 감사했고 인상 깊었어요. 저희가 운영 초기라 미숙한 부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매주 와주시는 분들께 감사해요. 또한, 다회용기 사용 장려하는 취지에 공감해주시는 부분도 저희에게 놀라움을 주었어요. 사실 기대치가 낮았던 아이디어 중 하나였는데, 갈수록 다회용기를 지참해주시는 학생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요. 다회용기를 가져오신 학생들에게 선물로 드리는 사과칩이 떨어질 정도로 많은 분들이 다회용기를 지참해주셔서 인상 깊었어요. 저희가 원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구요.

 

: 맛있게 드시고 나서 저희에게 꼼꼼한 피드백도 해주시고, 후기도 남겨 주실 때 기분이 가장 좋아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피크닉을 주제로 열렸던 지난 장터에서 실제로 돗자리를 가져와 장터를 즐기셨던 학우분이 계셨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저희도 즐거웠고요.

 

: 과일 가게 사장님께서 과일 도시락아이디어를 제공해주셨어요. 사장님께서 판매하기 위해 기계와 용기를 준비하셨는데 어려움이 있어 진행하지 못한 아이템인데, 저희 팀을 만난 후 직접 장터에 와보신 후 과일 도시락을 실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시고, 너무 감사하게도 지원해주셔서 저희가 지닌 한계점을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셨어요.

 


 

- 그렇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 있었나요?

 

용용장터를 운영하면서 얻는 보람이 훨씬 크지만, 힘든 점도 있는데요. 특히 판매를 위한 대량의 과일 옮기는 게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죠. 저희는 차가 없어 카트를 끌고, 박스를 들어 옮기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어요. 또한 학교 내 아무 것도 없는 공터에 장을 여니까 사소한 재료 하나하나를 다 옮겨야 해요. 그러한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게도 상인회 분들이 용달차로 몇 번씩 도와주셔서 도움이 되고 있어요. 앞으로 주기적으로 장터를 열 수 있는 공간 확보와 운반수단인 차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 ‘지속가능성이요. <숙녀의 식탁>과 학생들 간의 관계, 그리고 숙명여대와 용문시장의 관계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는 건데요, 이러한 가치는 크게 보면 환경적인 면과도 맞닿아있어요. 과도한 데코레이션이나 플라스틱 사용 등의 일회성의 꾸밈을 지양하는 장터를 열고 있어요. 이러한 지속가능한 관계의 근본은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숙명인들 그리고 용문시장 상인분들과 지속가능한 관계를 쌓아나가기 위해 저희 <숙녀의 식탁>은 항상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가고자 해요.

 

: ‘경험이라는 가치를 숙명인들께 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생활이 정말 편리해져서 터치 한 번에 주문이 되고, 내가 있는 곳까지 배달이 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잖아요. 이처럼 편리한 삶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 주변에서는 과일 같은 건 대형마트나 소셜커머스에서 주문·배달 서비스로 먹으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저희가 기획하고 진행한 이유는 경험으로만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고 싶어서였어요.

 

: 숙녀의 식탁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관계가 시작되고 네트워크가 쌓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식사를 통한 관계성’, ‘네트워크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요.

 


 

- <숙녀의 식탁>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희는 현재 월 2회 격주로 장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11월까지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후에는 날씨가 추워져서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아요. 내년에도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캠퍼스타운 측의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과정에 있지만 내년에도 꾸준히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현재 요리도 배우고 있어서 보다 퀄리티 높은 음식을 제공해드리고자 해요. 타르트와 같이 저희가 직접 만든 제품들도 더 다양하게 판매할 계획입니다. 올해 용용장터를 통해 시장을 학교로 옮겨왔다면, 앞으로는 학우들과 같이 시장으로 갈 계획도 구상 중이에요.

 

-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숙명인들의 식탁에 건강과 지성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앞으로도 <숙녀의 식탁>에 지속적인 관심과 꾸준한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기획취재팀 16기 임솔(미디어학부16), 17기 정지은(중어중문학부17)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