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오늘’은 뜨겁다, 제 51대 총학생회 ‘오늘’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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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69733/artclView.do?layout=unknown

올해 초 새롭게 출범한 제51대 총학생회는 학생자치를 다시 세우겠다는 취임 일성을 전하며 숙명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총학생회장단은 오늘, 암탉이 운다를 포함한 인상적이면서도 묵직한 슬로건들로 후보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아온 바 있다. 개강을 앞둔 겨울방학 중에도 숙명인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낸 이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숙명통신원이 총학생회 황지수 회장(법학부16, 이하 황)과 이다예 부회장(중어중문학부16, 이하 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사진 왼쪽부터) 황지수 총학생회장, 이다예 부총학생회장

 

-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 안녕하세요, 저희는 전진숙명 제51대 총학생회 오늘의 총학생회장 황지수, 부총학생회장 이다예입니다. 구성원의 다양성이 존중되며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취임하자마자 겨울방학을 바쁘게 보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신건지 궁금합니다.

 

: 공약 이행과 여러 사업 진행을 위해 방학 중에도 매일같이 출근했습니다. 저희 집행국 사람들 중에 안 아픈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웃음) 가장 크게 공을 들였던 것 중 하나가 1월에 열렸던 등록금심의위원회였는데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 주최한 등록금심의위원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장이 발언하기도 했고, 다른 대학 총학생회장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예산팀과 따로 면담을 진행했고 등록금심의위원회와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저희가 기대하는 만큼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업을 할 예정이고, 그 과정에서 숙명인들의 요구를 더 많이 수용하고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겨울방학이 특히 바쁜 이유는 틀을 잡아가는 단계이기 때문인데요. 새내기 책자나 학생대표들 대상으로 진행하는 인권교육처럼 우리대학에서 새롭게 시도해보는 사업들이 많아서 더 바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또 개강 직후 열린 해오름제와 여성의 날 인권 특강을 기획했고, 총장직선제 TF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학생수첩 제작, 생리공결제 도입 관련 행정팀 면담,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생리대 자판기 인식 및 수요조사 등 많은 일들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하나같이 모두 열심히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라 빠짐없이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 숙명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 페이스북, 블로그, 에브리타임, 숙명인게시판을 통해 회의록, 속기록, 사업 및 공약 이행 관련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으니 편한 플랫폼을 통해서 오늘의 소식을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댓글을 통해서만 저희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힘들 수도 있으실 것 같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다양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직접 연락할 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메일(carrot51today@gmail.com)을 보내주시거나 총학생회실로 전화(02-710-9203) 주시면 됩니다.

 

-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총학생회에 출마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합니다.

 

: 저희는 인권 학술 세미나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서로 지향하는 가치가 일치하고, 학교에 요구하는 사항이 맞아 함께 선본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 사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에 가면 학생자치활동에 참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어요. 대학을 다니면서 주변에서 겪거나 목격한 부당한 경험들을 직접 바꾸고 싶어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 장애학생 동아리 이루다안에서 활동한 경험이 출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학에 와 보니, 여기 문제는 또 다르더라고요.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 총학생회 이름인 오늘에 담긴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우리의 내일을 바꾸려면 무엇이든 오늘부터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 선거 때 사용한 슬로건들 중 하나인 오늘의 결심, 숙명의 변화가 그 뜻을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 저희가 선거 홍보 기간에 사용했던 현수막 중에 많은 사랑을 받은 오늘이행시가 있었는데요. :진다, :오진다. (붙임: ‘오늘이 선거유세기간 중 명신관에 게시한 해당 이행시 현수막은 숙명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처음부터 그것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데, 만들고 보니까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번 일 년 오지게활동해 보겠습니다.(웃음)

 


 

- 선거 때 활용했던 포스터와 슬로건이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데요. 이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선거 전략이나 포스터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오랜 기간 해왔습니다. 결국 누구 한 명 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집단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는 사실 복고풍 콘셉트를 좋아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에서부터 나온 아이디어였던 것 같아요(웃음). 능력 있는 선거운동본부원 한 분께 복고풍 아이디어를 담은 포스터를 요청했더니 멋있게 나온 결과입니다. “오늘, 암탉이 운다.” 슬로건 같은 경우, 1997년도 홍보 슬로건인 울어라 암탉아!” 문구를 좀 더 살리고 싶었고 숙명여대가 가지는 정치성 또한 부각하고 싶었기에 포스터에 추가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름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 “오늘, 암탉이 운다.” 슬로건에 대해 아예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저희 선본 구성원들 대다수가 찬성했기에 구성원들과 힘을 합쳐 이런 멋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 그렇다면 오늘, 암탉이 운다.” 라는 슬로건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선거운동을 할 때 다른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폐지됐으며, 일 년 동안 이어져 온 미투(Me-Too) 사건들도 하나씩 더 터졌습니다. 저희는 여자대학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여성들끼리 연대하며 최전방에서 맞서 싸울 필요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1997년도에 울어라 암탉아!” 외쳤는데 20년 넘게 지난 2018년까지도 암탉이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목이 꺾이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치적 행동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그 슬로건을 사용하여 학교 내부와 외부에 있는 여성 동지들에게 힘을 주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슬로건은 세상에 던지는 선전포고의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견고하게 유지됐던 가부장제 사회에서 암탉도 울 것이며, 앞으로 전진할 것이라는 선전포고였지요.

 

: 포스터가 외부로 유출되어 다른 학교 커뮤니티에서 인신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이 문구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은 결국 다른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책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한 우리 대학 학생들을 포함해 여남공학에 재학 중인 여성들과도 연대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멋있기도 하잖아요(웃음).

 

- 현재까지 어떤 공약을 이행하셨는지, 또한 앞으로 실행할 공약 중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공약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아직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새내기 책자 제작은 공약대로 배부했습니다. 앞으로 이행할 공약들에 대해 소개하자면 총장직선제와 (수업)자율평가제 도입입니다. 총장직선제 같은 경우에는 투표하는 단위가 커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자율평가제와 같은 경우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항인 것 같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다만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희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려워도 꼭 실현시킬 것이며, 그만큼 저희가 더욱 치밀하게 준비하고 열심히 연구할 것임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오늘이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가장 중요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총학생회가 단순히 간식을 나눠주고 축제 운영만 하는 복지문화기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필요로 하는 자치기구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학생들이 저희가 하는 활동을 지켜보며 내가 직접 참여하면 변하는구나!”의 경험을 체감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의 공약들도 집행국만 열심히 해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설문조사에도 참여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이며 함께 투표하고 의견도 제시해야만 실현될 수 있기에 숙명인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요.

 

: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목표를 향해 맞춰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함께 수용될 수 있다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총장직선제 도입, 자율평가제와 생리공결제 도입, 총학생회칙 및 세칙 제·개정, 학생 소수자인권위원회 발족, 인권주간 운영, 여러가지 행정 시스템 개선 등 할 일이 정말 많지만, 뭐 하나 빠짐없이 열심히 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사실 총학생회는 저희 둘뿐만이 아니라 교육자치국, 문화복지국, 사회연대국, 재정사무국, 홍보디자인국 16명의 국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희가 진행하는 모든 사업은 저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국원들과 초기 단계부터 구체적인 계획과 상의를 거치며 실행에 옮긴 결과이기 때문에, 저희 둘 말고도 이 집행국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이 숙명을 바꿉니다. 남은 임기 동안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고 참여해주시고 비판을 아끼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 각자의 상황에서 신경 쓸 것들이 많은 와중에도 학교를 위한 여러분들의 사소한 움직임은 여러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말씀 또한 드리고 싶습니다. 행복을 찾아 남은 2019년을 같이 걸읍시다(웃음).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이혜진(한국어문학부17), 정세린(영어영문학부17)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