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과 정성으로 노동자 인권을 보호하는 노무사 진선미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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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3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91764/artclView.do?layout=unknown

흔히 법조인은 경직되고 사무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 딱딱한 법보다 사람의 이야기에 더 집중해야 하는 법조인이 있다. 바로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노무사’이다. 진선미 동문(법학부01)은 15년 차 공인노무사로, 현재 노무법인 ‘율선’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인권센터 고문 노무사, 고용노동부 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녀에게 숙명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존재였던 것처럼, 이제는 노동자들의 버팀목이 되어 나아가고 있는 진선미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진선미입니다. 우리 대학 법학과를 2005년에 졸업하고, 2008년에 법과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대학원생이던 2007년 공인노무사 시험에 합격한 뒤 현재까지 15년째 공인노무사로 활동 중입니다.

 

2. 노무사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공인노무사는 기본적으로 산업현장에서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전문가예요. 노동시장의 갈등 조정 전문가로서, 노동자가 사업장 내에서 마주하는 법률문제 전반에 대해 상담 및 교육을 담당하고 있어요. 국가에서 공인하는 유일한 노동 법률 전문가로 공인노무사법에 직무 범위가 정해져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노동관계 법령에 따라 고용노동부·노동위원회·근로복지공단 등을 상대로 노동자의 권리를 구제하고, 기업을 위해 각종 인사노무관리 상담 및 지도, 컨설팅 업무 등을 해요. 노사 양측의 의뢰를 받아 노무관리를 진단하거나 분쟁을 합리적으로 조정 중재하는 일도 주요한 업무영역이죠.

 

3. 동문님께서 생각하는 노무사가 갖춰야 할 자질이나 태도는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건 성실성이라고 생각해요. 노무사라는 직업은 숫자를 다루는 게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잖아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복잡한 문제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성실해야 해요. 그 성실성이 고객에 대한 진정성 내지 정성으로 이어지거든요. 이외에도 갈등을 예방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절한 타이밍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 공감 능력, 사람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직업이에요.

 


 

4. 법조인이라고 하면, 보통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노무사라는 직업은 그보다 더 인간적인 면이 중요시되는 직업 같아요.

 

맞아요. 그 부분이 정말 중요해요. 어쨌든 사람 사는 일에 대해 다루기도 하고, 1+1과 같이 명확하게 떨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소통, 이해, 공감 능력이 정말 중요해요. 이 모든 요소들이 기반이 되어야, 사건을 끈질기게 해결할 수 있는 정성으로 이어진답니다.

 

5. 우리대학 법학과와 법과 대학원을 모두 졸업하셨는데요. 그만큼 학교에서 정말 많은 법 강의를 들었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법학을 심화전공으로도 하기도 해서, 수업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이욱한 교수님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때도 인기가 정말 많으셨어요. 특히 제가 노무사 2차 시험 동차에 1점 차이로 떨어진 뒤 교수님을 찾아뵈었는데, 교수님께서 “지금은 네가 1점 차이로 떨어졌지만, 내년에는 10점 차이로 붙으면 된다”라고 용기를 주셔서 다시 시험에 매진할 수 있었어요. 결국 10점에 가까운 차이로 여유 있게 합격했습니다. 제게는 정말 은인 같은 교수님이에요.

 

6. 현재 노무법인 ‘율선’의 대표를 맡고 계시는데요, 법인 안에서 일반 노무사로 일할 때와 노무법인의 대표로서 노무사 활동을 할 때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법인의 대표가 되면 일적인 부분 외에도 회사 경영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어요. 먼저 노무사라는 직업은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일한다는 점에서 일반 회사원과는 업무 체계가 조금 달라요. 하나의 사건이 완결되기까지 노무사 한 명이 담당하여 결론을 보게 되니깐요. 저는 3년 정도 고용 노무사로 근무하다가, 2010년 29살의 나이로 개업을 했는데요. 고용 노무사로 일할 때에는 법인에서 부여한 일만 했지만, 법인을 꾸리고 대표로서 사무실을 운영하며 노무사로 활동하는 것은 안팎으로 챙길 것이 많은 편이죠. 업무가 과중하고 책임감이 따른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저의 경우는 시간 조절이 자유롭다는 점, 일을 제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내 삶을 내가 주도한다’는 느낌이 들어 더 만족하며 일하고 있어요.

 


 

7. 공인노무사 말고도 현재 언론인권센터의 이사로 재직 중이신데요, 언론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KBS 시청자위원회 노동분야 위원으로 2018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활동했어요. 매월 노동분야를 다룬 KBS의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언론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언론인권센터의 이사로 선임되었어요. 언론인권센터는 언론 보도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시민언론 단체로 언론 보도 피해자 상담 및 구조활동, 정보공개 청구 활동, 미디어 이용자 권익옹호, 언론 관계법 개정 활동을 하고, 언론이 인권 신장에 기여하도록 언론인 인권교육, 청소년 및 일반인 미디어 인권교육을 진행하기도 해요. 그 밖에 현재 고용노동부 유튜브 활동, 한국공인노무사회 이사 및 선출직 부회장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겸직을 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활동을 해서인지 요즘 센터 일에 소홀한 면이 없지 않은데,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웃음)

 

8. 다양한 분야에서 고문 노무사,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이 많은 일들을 해내기 위해서는 하루를 정말 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할 것 같아요. 동문님만의 시간 관리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누군가 제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전 ‘시간’이라고 답해요. 그만큼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학부 시절부터 아침 5시에 기상했고 매일 그 날의 할 일을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특히 미팅, 외부 일정이 많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정리하여 혹시라도 미처 챙기지 못한 일이 없도록 다시 확인해요. 외근이 많은 직업이라, 집중적으로 업무할 수 있는 아침 시간이 저에게는 꿀같은 시간이에요. 또 스무살 이후 매일 점심시간에 꾸준히 운동을 해왔는데요, 그 덕분에 바쁘고 알찬 일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체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의 삶에서 꾸준한 것 두 가지는 ‘아침 기상과 점심 운동’입니다. 이 두 가지 꾸준한 습관 덕분에 시간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9. 노무사로 활동하며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나 기억에 남는 사건이 궁금합니다.

 

노무사 활동을 시작하고 맡은 첫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파트 경비원의 사건이었는데요. 경비원분이 당시 70세에 가까운 고령이셨고, 사실 관계 확인 과정에서 진술을 계속 번복하셔서 어려움이 있었죠. 당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선생님이 아파트 화단 장미꽃을 무작위로 수차례 잘라 주의 조치를 주었음에도 반복하는 행위를 하여 경고 조치를 하였고, 이에 대해 권고사직을 하자 경비원분께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쓴 사례라고 주장하였어요. 경비원 분과 수차례 면담 작업을 하면서 "사직서를 불러주는 대로 썼는데 글씨가 틀려 몇 번씩 지우고 다시 썼다"라는 말에 착안하여 비자발적이고 강요에 의한 사직이며 이것은 부당 해고라고 주장하여, 노동위원회 측에서 화해 조정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당시 경비원 분의 가족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 인사를 했던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특히나 당시에는 국선 노무사 시행 첫해였기 때문에, 만약 국선 노무사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경비원 분과 같은 저소득 취약 계층이 공인노무사를 별도의 비용을 들여 선임하는 등 권리 구제를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10. 노무사를 꿈꾸는 학우분들에게 노무사 준비 과정에서 꼭 해보면 좋은 경험을 추천한다면 무엇인가요?

 

노무사 준비과정에서 노무법인 인턴 경험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일반 아르바이트나 회사 경험보다는 HR 분야를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주변에도 노무법인에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합격한 분들도 꽤 많이 있기도 하답니다.

 

11. 동문님께 숙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숙명은 제 고향이고 기댈 수 있는 존재이면서, 지키고 싶은 존재예요. 항상 숙명인으로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박수미(법학부21), 이지연(역사문화학과20)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