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법을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되다, 변리사 손다솜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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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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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후 학생들은 내가 원하는 직업이 나의 전공과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 끝에 손다솜 동문(생명과학과 10)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변리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지식 재산권이 중요해지는 오늘날, 이과의 변호사라고 불리는 변리사의 중요성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전혀 달라 보이는 두 분야인 과학과 법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넘어,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 연구의 중심에 서 있는 손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 보았다.

 

1. 안녕하세요? 동문님의 자기소개와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생명과학과에서 2015년에는 학사, 2017년에 석사를 졸업한 손다솜입니다. 석사 졸업 후 56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해 현재 4년 차 변리사로 활동 중입니다. 변리사는 산업재산권인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과 관련된 법률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 자격인입니다. 특허를 취득하고자 하는 개인, 기업, 연구소 등의 출원 및 심사 대응을 대리는 물론, 특허 기술 분석, 특허 침해, 특허 연계 R&D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일반적으로 학부 전공 분야의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저는 바이오 특허를 담당하고 치료제, 진단 기술, 유전자 조작 동·식물 등 다양한 바이오 기술의 특허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 변리사를 꿈꾸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저는 제 전공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꼭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종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연구원이 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직접 실험하는 것보다는 최신 논문들을 읽고, 기술을 분석하는 것에 더 큰 재미를 느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변리사들과 연구실 특허를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기회를 얻게 됐고, 변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전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최신 기술을 접하고 분석하는 직업이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껴 변리사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3. 동문님께서 변리사라는 직업을 사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변리사는 ‘과학’과 ‘법’이라는, 전혀 다른 두 분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술의 우수성과 특허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술의 우수성은 차이가 있거든요. 변리사는 두 분야를 모두 깊게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변리사는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갈수록 더 많은 분야에서 변리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변리사는 기업이나 연구소가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데 관여하기도 하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 참여하기도 합니다. 의지만 있다면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변리사의 장점 중 하나예요.

 

4. 변리사는 직무와 관련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동문님께서는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요?

 

저는 외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어요. 특허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은 것 같아요. 국내 특허뿐만 아니라 해외 특허도 많이 다루고, 해외 고객이나 해외 변리사들과도 자주 소통하거든요. 따라서 최소한 글을 이해하고 쓸 수 있는 정도의 영어 능력은 필수입니다. 그 때문에 저도 계속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더 여유가 있는 분들은 일본어나 중국어 등 제2 외국어도 많이 공부하시는 것 같아요.

 

5. 변리사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동문님의 공부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1차 시험은 민법, 산업재산권법, 자연과학 3과목의 객관식 시험입니다. 저는 모든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했고, 과목당 1개씩 문제집을 정해서 반복해서 풀었어요. 2차 시험은 민사소송법, 특허법, 상표법, 선택과목 4과목의 서술형 시험입니다. 과목당 2시간 이내에 약 20페이지 분량의 소논문을 작성해야 해요. 2차 과목은 모든 강의를 실강으로 들었고, 수업마다 실전처럼 글쓰기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혼자 공부했던 1차 시험과 달리, 2차 시험 준비 때에는 스터디그룹을 꾸려서 거의 매일 모의고사를 함께 풀었습니다.

 

6. 변리사 시험은 합격하기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변리사 시험 준비에 대한 동문님만의 팁이 있을까요?

 

일단 첫 번째로, 법 과목은 회독이 가장 효율적인 공부 방법인 것 같아요. 보통은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 후에 암기나 응용이 이루어지지만, 법은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하나하나를 짚고 넘어가기엔 시간이 빠듯합니다. 그리고 법은 특이하게도 법 전문을 다 회독해야만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따라서 법을 공부할 때는 다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일단 넘어가고,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다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2차 시험의 경우 스터디를 활용해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변리사 시험은 정보도 중요한 시험이기 때문에, 스터디원들과 주고받는 정보가 큰 도움이 되거든요. 무엇보다 마음 맞는 스터디원들을 찾을 수만 있다면, 힘든 수험생 생활의 큰 의지처가 될 수 있습니다.

 

 

7. 본교의 석사과정을 졸업하셨습니다. 석사과정을 선택한 이유와 변리사 준비과정이나 실제 업무에 도움을 주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처음엔 연구원이 되고 싶어서 석사과정을 선택했어요. 결국 변리사로 진로를 변경했지만, 석사과정에서의 경험이 변리사 실무를 수행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연구소의 실험 결과물이 특허화되는 경우가 많기에, 실험 기술이나 데이터를 이해하는데 석사 때의 지식을 많이 활용해요. 또한 발명자들과 특허 미팅을 할 때도 석사 때의 경험을 토대로 발명자의 생각이나 의도를 이해하곤 합니다.

 

8. 본교에서 들었던 수업이나 참여하셨던 활동 중에 변리사 준비에 도움이 된 것이 있나요?

 

변리사는 전공 지식이 정말 중요한 직업입니다. 실무에 전공 지식이 많이 활용되다 보니 일부 특허 사무소에서는 변리사들이 대학 때 어떤 전공수업을 들었는지 확인하기도 해요. 따라서 변리사를 목표로 하시는 분이라면, 전공의 종류가 무엇이든 전공수업을 열심히 들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혹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관심 분야를 부전공이나 복수 전공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9. 본교에 변리사를 준비한다는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벌써 4년 차 변리사가 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매해 합격생이 발표될 때마다 숙명여대 출신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소속의 합격생을 볼 때마다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변리사 시험은 정말 어렵기도 하고, 운도 따라줘야 하는 시험이지만, 결국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숙명여대 학생들, 동문이라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숙명인들이 변리사를 도전하여 변리사 업계에서 많은 숙명인을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이미 수험생활을 지내고 있는 숙명인에게 응원을 보내 드리며, 행운을 바랍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손윤오 (아동복지학부22), 유정희 (경영학부21)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