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공간을 디자인하다, 포스아트 건축 공모전 대상 수상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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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4
http://pr.sookmyung.ac.kr/bbs/sookmyungkr/90/112559/artclView.do?layout=unknown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수업, 재택근무 등 다양한 일을 집에서 하게 되었다. 이에 현대인에게 주거공간의 의미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 것은 물론 상생의 가치를 담아 기존과 차별화된 새로운 공동주택 디자인을 제안한 숙명인이 있다. 2020년 포스아트 건축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우리대학 환경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서현, 김수아, 황순영 동문이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상생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환경디자인과를 전공하고있는 18학번 김서현, 김수아, 황순영입니다.

 

2. 공모전에 참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서현: 학기 중에는 잠도 못 잘 만큼 너무 바빠서 매번 종강 이후 방학엔 쉬기만 했는데, 3학년이 된 후에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공모전을 찾아보던 중, 과에서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고 특강도 들어서 조금은 익숙했던 포스코강판 측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존과는 차별화된 공동주택 디자인을 제안하는 공모전이었는데요, 오늘날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이 주거하고 있는 공동주택을 주제로 한다는 점과 더불어 건축물의 형태와 내부 공간뿐만 아니라 계단 난간, 커뮤니티시설 등 다양한 부분까지 다룬 공모전이라 작업하면서도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 출품작에서 상생을 키워드로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수아: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야외활동은 제한되고 있으며, 도심 속 녹지의 비율과 건축물 내 벽면이나 옥상녹화의 비율도 낮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과 아이, 장애인 등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은 실내공간에서 상생하며 머물러야 하죠. ‘나비는 꽃의 번식을 돕고, 꽃은 나비에게 먹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상생 관계에 놓인 꽃과 나비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 속 사람과의 상생뿐 아니라 자연과 생명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주거 공간을 표현했습니다.

 

4.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받으셨나요?

 

김서현: 주거공간의 평면은 나비의 날갯짓을 형상화했는데요, 두 가지 형태의 슬라브로 구성되어 마치 나비가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며, 건물 외관의 베란다 난간과 파사드 또한 나비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난간의 경우에는 숲속에서 하늘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나비들 사이로 내리쬐는 빛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나비와 잎을 삼각형으로 단순화패턴화시켜 표현했습니다.

 


 

5. 어떤 점을 기존의 공동주택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셨나요?


김서현: 내부공간은 상생의 키워드에 맞추어 다양한 생활방식을 가진 모두를 배려할 수 있도록 PosART를 활용했습니다. 반려동물이나 노인들의 미끄럼방지를 위한 질감형 패턴 프린팅 바닥재, 사고로부터 반려동물과 아이를 지키기 위한 지문인식 인덕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프린팅과 노인의 거동에 도움을 주는 터치 인식 난간, 바닥의 적정 습도 유지가 가능한 화장실 바닥재와 반려동물의 건강 정보 체크 기능이 적용된 배변 패드, 벽에 그려진 아이의 낙서나 메모 등을 인식 및 자동 저장하는 스크린과 공기 청정기의 기능이 포함된 화분 등을 공간에 적용했습니다.

 

황순영: 외부 공용 공간인 파고라의 경우, 꽃잎의 곡선을 참고해 파고라와 주거공간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꽃과 나비를 연상시키도록 유도했습니다. 파고라의 벤치에는 PosART를 활용한 계절 맞춤 온도조절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연에 기술을 더해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방화문과 계단에는 카멜레온 효과가 적용된 PosART를 이용해 화재 시 방화문 뒤 불길의 존재를 알려주기도 하고요, 방화문 표면에는 이미지 시스템을 통해 다른 대피로를 유도하며 대피 시에는 계단과 난간 손잡이에 적용된 PosART에서 빛이 나와 시야 확보를 도와줍니다. 커뮤니티 공간인 노인 휴게시설, 어린이도서관, 실내 애견놀이터에는 관절이 좋지 않은 노인 세대를 위해 온돌 시스템이 적용된 바닥과 의자와 같은 가구, 신체 구조상 시야가 낮은 아이들이 편안한 자세로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바닥에 적용된 정보저장시스템, 야외 산책이 어려울 때 실내에서 반려견의 활동량을 위한 노즈워크 기술이 적용된 바닥재 등을 적용했습니다.

 

6. 대상을 수상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서현 : 처음 참가하는 공모전이기도 했고, 다뤄야했던 범위가 넓어서 입상만 해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홈페이지에 뜬 수상발표 팝업창을 보고 손이 떨릴정도로 정말 놀랐어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밖에서 팀원들과의 만남이 제한되었고 여러 어려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해준 언니들에게 고맙고 수고했다고 말하고싶습니다.

 

황순영 : 포스코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상자 팝업창을 봤을때는 정말 대학 합격했을때만큼 믿겨지지가 않고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손이 떨려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집에 같이 있던 오빠한테 달려가서 소리를 질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방학내내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기도 하고 지칠 때도 많았는데, 힘들었던 시간들을 한 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김수아: 처음에는 정말 얼떨떨했어요. 수상문자받고서는 이 대상이라는 글자가 우리가 보고 있는 게 맞나?싶었죠. 수업 도중에 발표가 나서 수업에 집중 못 하고 좋아했던 게 생각이 나요. 팀원들이랑 방학을 반납하고 매달렸던 공모전이라 성과가 있었던 게 너무 기뻤어요.

 

7. 작업하실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수아: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 어렵다 보니 누구 하나 아이디어를 내면 정말 크게 리액션하는 편이었어요. 저희가 정말 자주 했던 말이 ", 우리 이러다 대상받는거 아니야?"", 이거 끝났다. 이거면 우리 대상이야" 였어요. 수상 김치국을 엄청 마셨죠. 이게 스트레스로 지친 저희 텐션을 올리는 주문이었던것같아요. 진짜로 수상하고 난 뒤 저희끼리 이 얘기하면서 엄청 웃었어요.

 


 

8. 공모전을 떠나서 본인이 꿈꾸는 주거공간은 어떤 주거공간인가요?


김서현 : 주택은 사는 사람의 정서가 어느 곳보다 깊이 녹아드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과 분위기가 담겨지고, 요즘같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 공간은 더욱 풍성하게 채워지죠. 이렇게 제가 설계한 공간이 누군가가 온전히 자신만의 정서를 녹여나갈 수 있는 그런 주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황순영 : 제가 꿈꾸는 주거공간은 주택의 용도와 사는 사람들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된 곳 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살아갑니다. 이에 반해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환경은 획일화된 평면으로 설계되어있고, 비슷한 외관을 가진 아파트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우리의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 동물, 자연 모든 생물들을 위한 다양하고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주택들이 설계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김수아: 저는 사실 주거공간은 편안한 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집은 편하게 쉴 수있는 공간이여야 하는데 요즘에는 집에서 공부, , 휴식을 모두 해야하다보니 주거공간의 의미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주거공간은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휴식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피로도를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지나간다해도 또 언제 이런 바이러스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니 우리의 주거도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변화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9.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번 공모전 주제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과 자연이 상생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8기 안수민(중어중문학부19), 임나영(경영학부18)

정리: 커뮤니케이션팀